[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고문은 잠을 못 자게 하는 것이라고 알려졌다.
잠을 못 자면 누구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쇠약해지기 때문이다.
만일 평생 잠을 못 잔다면? 아마 상상만 해도 끔찍한 고통이 느껴질 것이다.
실제로 갑작스럽게 악성 불면증에 시달려 죽을 때까지 1초도 못 자다가 쇠약사한 남성이 있다.
지난 1991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거주 중이던 마이클 코케(Michael Corke)는 자신의 40번째 생일을 맞고 얼마 후부터 불면증에 시달렸다.
시간이 지나도 불면증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심지어 건강도 악화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마이클.
그는 병원에 들러 검진을 받았지만, 의료진도 그가 왜 불면증에 시달리는지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의료진은 단지 그의 불면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수면제를 처방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더욱 악화했다.
마이클은 결국 발병된 지 6개월 만에 불면증에 시달리다 쇠약해져 사망했다.
그가 사망하고 얼마 후 의료진은 마이클이 희귀병으로 알려진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Fatal familial insomnia)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은 뇌에 프리온 뇌에 프리온(Prion) 단백질이 이상 증식하면서 자율 신경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는 유전 질병이다.
보통 사람은 뇌에서 자야 한다는 명령을 보내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차단하면서 수면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이 병에 걸리게 되면 명령체계에 이상이 생겨 불면증에 시달린다.
치료법도 예방법도 없으며, 한 번 발병하면 보통 1년 이내에 사망한다. 수면제를 복용해도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다. 그저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 병은 유전될 확률이 약 50%에 달하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40가구 정도의 가정에서 발견됐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