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군필자'들은 군대 전역 후에도 수년간 예비군 훈련에 동원된다.
전투복을 챙겨 입고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훈련은 꼭 필요하지만, 이를 달가워하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의사 대신 '자발적으로' 예비군 대리 훈련에 나섰다고 주장하는 한 제약회사 직원이 있다.
21일 강원 원주경찰서는 예비군법 위반 혐의로 제약회사 직원 A(31) 씨와 의사 B(34) 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B씨 대신 원주시에서 진행된 한 예비군 훈련에 참가했다. 그러나 고작 30여 분 만에 신분 확인 과정에서 대리 참석한 것을 들키고 말았다.
훈련 참가 시간이 30분으로 다소 짧았지만 예비군 동대는 이를 훈련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두 사람을 고발했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가고 싶어서 예비군 훈련을 대신 가줬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4년간 A씨와 B씨가 약품을 거래해왔다는 점에 미뤄 수사를 진행중이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요청이나 강압으로 인해 예비군 훈련에 대리 참석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실제 일부 의사들이 제약회사 직원을 상대로 술 접대, 운전 대행, 사사로운 개인 심부름을 요구하는 등 '갑질'을 자행했다는 이야기는 온라인을 통해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제약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의사의 갑질에 항의했다가 의약품 처방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를 꾸역꾸역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누리꾼들은 "제약회사 직원의 말이 왠지 슬프다", "정말 가고 싶어서 대신 갔을까"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