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푸른 조명' 하나로 지하철역 '투신 자살' 84%까지 확 줄인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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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지난 4월, 한국의 50대 여성이 오류동역 승강장에서 선로로 뛰어들며 투신 자살을 시도해 전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여성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잠겼으며 기관사는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사건 이후 사회는 오류동역 승강장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았음을 비판했다. 장벽이 있었다면 투신자살을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 했을 것이라면서 말이다.


그러나 정말 이 방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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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 시간) 온라인 매체 굿뉴스네트워크는 기차역 투신 자살을 84%나 감소시킨 일본의 사례를 소개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2000년대 초반 일본은 빈번한 기차역 투신자살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일본 철도청은 2023년까지 모든 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높은 비용과 인프라 때문에 당장 실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에 철도청은 기차역에 푸른색 LED등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푸른 불빛이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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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단순해보이는 이 정책이 가져온 효과는 놀라웠다.


'Journal ofAffective Disorders'에 기고된 도쿄 대학 연구에 따르면 파란 등을 설치한 역에서 10년 동안 자살 시도 횟수가 약 84% 감소했다.


연구 저자는 푸른 등이 스크린 도어보다 설치가 쉽고 비용이 적어 자살 예방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 방식을 차용한 영국 기차역에서도 자살률이 떨어졌으며 기물 파손과 범죄 발생 건수도 적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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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연구에서도 푸른 등이 직접적으로 자살 충동을 완화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례가 한국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현재 한국의 자살 예방 방침은 스크린 도어 설치와 같이 '물리적인' 부분에 치중되어 있다.


스크린 도어도 물론 중요하지만, 2017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자살 예방 예산은 일본의 1.3%에 불과해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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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제 한국도 보다 다양한 차원에서 자살 예방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자살을 예방하는 최고의 대책은 '자살을 못 하게 하는게 아니라 안 하게 하는 것' 이라는 말이 있다.


바쁜 일상에 지치고 우울한 현대인들에게는 딱딱한 장벽보다 잠깐의 위로와 편안함이 더욱 절실하다.


마음을 움직이는 아주 작은 변화로 엄청난 결과를 일으킨 일본의 승강장이 이를 증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