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인생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존재가 있다. 이른바 '호적메이트'라 불리는 친형제다.
저 원수, 어디 가서 자취라도 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으로 죽어라 치고박고 싸우고는 한다.
그러면서도 또 금세 용건이 생기면 헤실헤실 웃으며 부탁하기 좋은 우리의 혈연들.
이럴 땐 친형제만큼 쓸모 있는 존재가 없다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러한 순간들을 모아봤다.
1. 화장실에 휴지를 가져다줄 때
생리현상만큼 남에게 보이기 민망하고, 또 가족한테만큼 편하게 내보일 수 있는 게 있을까.
휴지가 똑 떨어진 난처한 상황에서 우렁차게 형제의 이름을 불러보자. 구시렁대면서도 냉큼 휴지를 갖다 주는 당신의 혈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 자기 전 방의 불을 꺼줄 때
"야야야야야야!!! 나 급해!!!! 이리 와 봐!!!!!"
다급한 목소리에 의아해 형제의 방을 찾으면, 십중팔구 당신의 형제는 이불 속에서 누워 있다.
늘 속으면서도 또 매번 당하게 되는 이 상황. 당신을 불러들인 형제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불 좀 꺼줘"
3. TV 리모컨을 찾아줄 때
나른한 주말, 집에서 뒹굴뒹굴하고 싶은데 TV 리모컨이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형제를 불러보자.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물건이 형제가 찾으면 금방 나타나고는 한다. 물론 유념하자. 채널 결정권은 당신이 쟁취해야 한다.
4. 집에 올 때 맛있는 거 사 들고 올 때
"올 때 메로나"
농담삼아 말했는데, 웬일인지 진짜로 손에 맛난 간식을 사 들고 집에 돌아오는 형제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는데 싶으면서도 이럴 때만큼 형제가 쓸모 있어 보일 때가 없다.
5. 외출 전 스타일링 점검해줄 때
가족만큼 당신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중요한 약속, 한껏 차려입고 형제 앞에 서 보자.
간간이 "진짜 못생겼다"며 욕이 섞여 있긴 하겠지만, 형제는 당신의 스타일링에 관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