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짱구에게 맨날 '노처녀'라고 놀림 받는 나미리 선생님.
그녀는 다소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지만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심지어 미모 또한 뛰어나다.
그런데 왜 '노처녀'라는 오명까지 얻으며 오랜 시간 혼자인 걸까. 독신주의인 걸까.
여기에는 그간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서 볼 수 없었던 나미리의 슬픈 연애사가 연관돼 있다.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따르면 나미리는 과거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남자친구의 이름은 이현우로 정형외과 의사다. 어느 날 나미리가 다리를 다쳐 병원을 찾은 것을 계기로 연인 사이가 됐다.
훈훈한 외모에 다정한 면모로 나미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현우.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그지만, 다소 독특한 취미가 있었으니 바로 '뼈'에 엄청난 흥미가 있다는 것이다.
정형외과 의사이기에 그럴 수도 있을 터. 그런데 이 취미가 결국 나미리와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고 만다.
어느 날 이현우는 최골골 박사로부터 남미 칠레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발굴팀에 지원한다.
갑자기 남자친구를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에 서운한 나머지 나미리는 이현우가 출국하는 당일까지도 연락 한 번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출국 직전 나미리는 이현우를 찾아가 그에게 안기고, 뜨거운 키스로 훗날을 기약한다.
이현우는 그녀를 향해 "내 아름다운 신부가 되어줄 사람은 미리 씨밖에 없어요"라는 말로 진심을 전한다.
여기까지가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내용이다. 이후 상황은 원작에서만 보여진다.
남자친구와 다시 만날 날을 상상하며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나미리. 그런 그녀에게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칠레에서 반 정부세력의 테러가 일어났고, 그 피해로 이현우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
나미리는 절망한 나머지 세상과 이별하려 약병을 손에 쥔다. 이때 짱구와 채성아 선생님이 등장해 그녀의 죽음을 막는다.
이후 다시 안정을 되찾은 나미리는 '전쟁과 테러가 없는 사회에서 아이들이 자랄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하며 교사로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택한다.
원작 전체를 통틀어 등장인물이 사망한 것은 처음인 데다 시청자가 주로 아동인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에서는 해당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중 나미리가 남긴 말 한마디가 옛사랑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내 마음속에 아직 그 사람이 자리 잡고 있는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