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민주 기자 = 잠시도 쉬지 않고 종일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친구들이 있다.
"제발 욕 좀 그만하면 안 될까?"라고 부탁하면 듣는 척도 하지 않고 무시하기 일쑤다.
평소에도 심했는데 아플 때는 짜증이 난다며 더 심하게 욕을 하는 친구.
듣기 싫은 친구의 욕설도 아플 때는 눈감아주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최근 영국 킬 대학(Keele University) 연구진은 아플 때 욕을 하면 통증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심리학부 리처드 스티븐스 박사(Richard Stephens)는 학생 71명을 대상으로 차가운 물에 손을 넣고 통증을 버티는 시간을 체크했다.
먼저 학생들이 평소 욕을 하는 빈도를 조절해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쪽은 쉬지 않고 욕을 하도록 지시했고, 다른 한쪽은 일상적인 단어를 반복적으로 말하도록 했다.
그 결과 욕을 계속한 집단이 얼음물에서 더 오래 버티는 것으로 나타났다.
욕을 하지 않은 집단은 평균 70초를 참는 데 비해 욕을 계속한 집단은 두 배가 넘는 140초를 참았다.
특이한 점은 평소 욕을 잘 하지 않던 학생들도 욕을 하도록 지시하자 얼음물에서 버티는 시간이 늘어났다.
욕을 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욕을 하게 되면 감정적으로 흥분해 아드레날린 분비량이 갑자기 증가한다.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액이 근육으로 몰리면서 통증에 둔감해지게 만든다.
흥분한 상태가 몸속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해 단기 진통 효과를 낸 것이다.
리처드 박사는 "욕설은 강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신체가 잘 대처하도록 유용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욕설은 적당히 사용하면 효과적이고 손쉬운 단기 진통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평소 욕을 자주 한다면 이러한 효과는 현저히 줄어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