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연 기자 = 나만 보면 꿀이 뚝뚝 떨어지던 남자친구가 낯설어질 때가 있다.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사랑스럽다는 듯 쳐다보던 눈은 흐리멍덩해졌다. 별것 아닌 말에도 성심성의껏 답해주던 태도는 시큰둥해졌다.
불안한 마음에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하면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무시해버리기 일쑤다.
이 남자는 정말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했던 사람이 맞는 걸까. 남자친구가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은 사소한 순간을 모아봤다.
1. 먼저 연락이 오지 않을 때
내가 어디서 뭘 하는지 쉬지 않고 궁금해하던 그가 이젠 아침에 일어났냐는 것조차 묻지 않는다.
밥은 먹었는지, 몸은 괜찮은지, 알고 싶은 것투성인데 이젠 내가 귀찮은 듯하다.
오늘도 기다리다 지친 내가 먼저 연락을 했다. 돌아오는 건 역시 "응"이라는 단답형뿐이다.
2. 먼저 만나자는 약속을 정하지 않을 때
페이스북에서 맛집 게시물만 보면 같이 가자며 내 계정을 태그 하던 그였다.
요즘 그는 어디를 가자고 하는 법이 없다. 게다가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곳은 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어쩌다 사람 많은 곳에 함께 간 날이면, 억지로 끌려온 듯 짜증 섞인 표정만 짓고 있다.
3. 내가 있는 곳으로 오기 귀찮아할 때
틈만 나면 나를 만나러 오던 그는 다른 사람이었나 보다.
아무리 먼 거리여도 내 얼굴을 보기 위해 달려오더니, 이젠 내가 자신의 동네로 가는 것까지 성가셔한다.
4. 나는 신경도 안 쓰고 다른 친구들과 재밌게 놀 때
주말과 공휴일은 더 이상 데이트를 위한 날이 아니다.
할 일이 산더미라던 그는 친구들과 새벽까지 술자리에서 3차를 즐기고 있다.
걱정되니 연락 좀 자주 하라는 말은 귀담아듣지도 않는다.
5. 내가 울면 짜증부터 낼 때
작은 일에도 툭하면 눈물을 터뜨리는 나를 아이 같다고 토닥이더니, 이젠 눈썹부터 찡그린다.
오늘도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보였다. 그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넌 틈만 나면 우냐?"였다.
6. 스킨십이 줄어들 때
연애 초창기 나만 보면 가만있지 못하던 그는 이제 없다.
설렘이 익숙함으로 변했다지만, 덥다는 핑계로 손조차 잡지 않고 걷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제 나랑 있어도 기쁘지 않은 걸까. 서운함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