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일)

"후원금 낭비" 내부비리 폭로 직원 해고시킨 한국 유니세프

인사이트서대원 전 한국 유니세프 사무총장 / 뉴스1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각종 비위 의혹으로 얼룩진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이번엔 내부고발 직원을 해고 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상대로 전직 직원 김모씨가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 의결했다.


즉, 유니세프의 해고가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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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탐사보도전문매체 뉴스타파에 따르면 김씨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인사팀장 등을 거치며 20여 년간 근무했다.


그러던 중 2016년 12월 김씨는 사내에서 벌어진 각종 비위 의혹을 폭로한다.


김씨가 제기한 의혹에는 서대원 전 사무총장의 성희롱, 대출과정에서의 배임, 부당 채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유니세프는 곧장 사내 조사위원회를 2개나 꾸려 8개월간 사실 파악에 나섰다. 조사 결과 '서 전 총장에겐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후 "정황을 확대 해석해 임직원들 간 불신을 조장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집단행동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김씨를 전격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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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김씨의 폭로처럼 서 전 총장의 사내 성희롱이 인정된다며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과태료 320만원 부과했다.


이는 서 전 총장의 잘못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유니세프 측의 자체 조사 결과와 배치된다.


당시 진상 조사가 부실했거나, 사무총장 봐주기식 조사가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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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한 이의제기를 했다고 생각한 김씨는 노동청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고, 노동위원회는 김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김씨 측 대리인 문영섭 노무사는 "회사의 징계 행태가 비상식적이었다는 점을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재확인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노동위 판정에 유니세프 측은 "존중한다"면서도 "향후 구체적 조치는 상세 판정 이유서를 받아본 후 제반 규정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전 사무총장의 성추행 의혹과 내부고발 직원의 부당해고 의혹이 모두 사실로 '인정'되면서 유니세프를 향한 대중의 불신과 비난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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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앞서 서 전 사무총장은 평소 해외출장 시 저렴한 항공편보다 2~3배 비싼 600만원 선의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고집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당시 직원들은 서 전 사무총장에게 200만원 대부터 600만원 대까지 다양한 금액의 항공권을 제시했지만 그는 가장 비싼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택했다.


이는 6천여명의 아이들에게 영양실조치료식을 줄 수 있는 금액이다. 


시민단체 임원이 비즈니스석을 탈 수는 있지만, 후원금을 아동구호에 사용하는 단체에서 이 같은 선택이 최선이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 상황.


후원금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일부 누리꾼들은 큰 실망감과 함께 유니세프 후원 해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