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사태에 우려를 포명하며 대한항공 2대 주주로서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30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국민들의 소중한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고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우려 표명,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 국민연금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주주권 행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위원회는 대한항공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기금운용본부로 하여금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또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밀수, 관세 포탈, 재산국외도피 등 보도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 경영진이 의미 있는 조치들을 시행하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올 1분기 기준 12.45%이며, 대한항공의 최대 주주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로 29.9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박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한항공에 대해 독립적인 주주권 행사를 강조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말께 대한항공 사태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실제로 주가도 영향을 받고 있어 주주인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운용위원회는 '2019~2023년 국민연금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과 '2019년도 기금운용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중기자산배분안은 기금의 수익성·안정성 제고를 위해 매년 수립하는 5년 단위의 기금운용전략으로, 향후 5년간의 대내외 경제전망, 자산군별 기대수익률 및 위험 등에 대한 분석이 반영된다.
기금운용위원회는 향후 5년 간의 목표 수익률을 실질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고려해 5.3%로 정했다.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한 2023년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주식 45% 내외, 채권 4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로 정했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그간 추진해 온 투자다변화 기조는 계속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