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요즘 청파동이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개발지역이라 많이 지저분하고 좀 으쓱한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뭔가 좀 쾌적해진 느낌이에요"
수년째 용산구 청파동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김민환(가명)씨 이야기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주민센터(동장 문인환)가 '푸른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주민 호응을 얻고 있다.
동주민센터는 지난달 청파동 구릉지 일대 화분, 녹지대 17곳을 새롭게 정비했다. 대부분 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꽃길 조성에는 청파동 주민자치위원회, 롯데마트 자원봉사단, 용산조경회, 청파동 마을가드너 등 여러 단체가 함께했다.
사업을 시작한 2016년 이후 해가 갈수록 꽃화분 개수와 주민 참여가 늘고 있는 상황.
동주민센터는 녹지 정비에 그치지 않고 인근 주민을 '꽃길 관리자'로 임명했다.
주민센터 인력만으로는 꽃길의 지속적 관리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수시로 화분에 물을 주거나 주변 청소를 해서 녹지대가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관리한다.
꽃길 조성에 참여한 김정숙 마을가드너 회원은 "사업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웃과 함께 마을을 가꾸고 소통하는 문화가 확산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동주민센터는 꽃길 사업에 그치지 않고 쾌적한 골목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골목 반상회다. 동주민센터는 지난해부터 각 골목길을 순회하며 통반장 등과 함께 반상회를 개최, 지역 문제를 주민들과 함께 해결하고 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이 '무단투기 자율 순찰대’를 조직, 적극적으로 행동하자 동네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주민 참여가 관의 일방향적 계도·단속보다 효율적이란 게 확인된 것. 골목 반상회는 지난해 '서울시 우리동네 주무관 공유대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청파동에서 교회를 다니고 있는 어느 기업가는 무단투기 감시카메라를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구는 29일 기부심사위원회를 개최, 감시카메라 4대(828만원 상당)를 기탁받기로 했으며 내달 청파동에 기기를 설치한다.
동주민센터 환경미화원은 청파동 푸른마을 가꾸기의 숨은 주역이다. 이들은 새벽부터 출근해 재활용품과 대형폐기물을 수거하고 오후에는 지역별로 관할 골목길을 쓸고 청소한다.
문인환 청파동장은 "민관이 함께해서 청파동을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고 있다"며 "개발을 앞두고 주민 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꽃길조성 등 여러 사업으로 갈등을 최대한 줄이고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