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최근들어 할리우드 배우들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국에 방문해 영화를 직접 홍보하기 바쁘다.
'오이형'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개봉을 앞두고 한국에 방문해 한국식 '손하트 인사'를 선보이며 국내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도 영화 '데드풀 2'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먼저 방문해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도 출연해 노래를 열창했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이 갑자기 한국을 방문하게 된 계기가 뭘까. 해외 스타들에게 우리나라 팬들은 어떤 의미일지 되짚어본다.
과거 할리우드 배우들은 아시아 시장에 영화를 홍보할 때 '일본'을 가장 우선시했다.
한 영화 배급사 관계자도 과거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할리우드에서 한국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며 "아시아 프로모션은 일본 중심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변화는 최근 10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마블은 왜 영화 시장 규모가 2~3배 더 큰 중국과 일본이 아닌 한국에 최근들어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아시아 시장에 홍보할 때 제일 먼저 한국을 고집하는 이유가 '영화 수입 방식'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영화 시장일 경우 영화 배급 회전율이 느리다. 일본은 장기적으로 한 편당의 마케팅 계획을 구축한 후 배급하기 시작한다.
또 해외 영화보다는 에니메이션 산업이 크게 발달해 마블 팬층이 국내만큼 두텁지 않다.
우리나라보다 큰 규모의 영화 시장을 보유한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도 일본처럼 영화 홍보, 배급 과정이 상당히 느리고 상영할 수 있는 영화에 제약이 많다.
중국 영화 시장에는 '스크린 쿼터제'가 있어 외국 영화는 1년에 34편밖에 상영되지 않는다.
스크린 쿼터제란 일정 기간 동안 자국의 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나의 무역 장벽으로 간주되고 있다.
또 중국은 수입 영화 편수 제한을 수익성으로 따지기에 다른 나라 흥행 성적을 지켜본 후 한참 후에 개봉할 경우가 많다.
즉, 한국에서의 영화 흥행이 곧 중국에서의 개봉으로도 이어진다는 뜻이다.
마블이 우리나라에서 홍보에 열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나라만의 활발한 홍보 전략, 배급 과정일 가능성도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화 매출액을 보면 우리나라 영화시장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의 트위터 계정 'BoxOfficeReport.com'에는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데드풀 2'의 글로벌 시장 합계치가 공개됐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수익은 전 세계 통틀어 2위로, 우리보다 2~3배 큰 영화시장을 보유한 중국 바로 다음이었다.
이 수치는 11위인 이웃 나라 '일본' 보다도 월등하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영화 '데드풀 2'의 수익도 전 세계 통틀어 2위로, 영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관객 수를 모았다.
최근 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도 인터뷰에서 "마블에 한국은 매우 중요하다"며 "해외에서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제작하는 영화뿐만 아니라 마블 상품이나 게임도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마블은 늘 한국과 함께할 것이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영화를 단기간에 활발하게 홍보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할리우드 측에서 큰 장점으로 꼽힌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