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개봉 8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영화 '독전'.
중국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 역을 맡은 故 김주혁은 '독전'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진짜 주인공은 김주혁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변신과 완벽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정말 마약이라도 한 듯 힘이 잔뜩 들어간 눈빛은 살기가 느껴질 정도였고, 술 안에 얼음 대신 '눈알'을 넣고 우두둑 우두둑 씹어먹는 모습은 그야말로 약에 취한 사람 그 자체였다.
이런 김주혁을 캐스팅하기 위해 작품 연출을 맡은 이해영 감독은 지난 2016년부터 그를 지켜봤다.
당시 개봉한 영화 '비밀은 없다'를 본 이해영 감독은 단번에 김주혁을 '독전'에 캐스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영화 '비밀은 없다'에서 김주혁이 보여준 독기 어린 느낌이 '독전'의 진하림과 비슷했기 때문.
이후 이해영 감독은 2017년 김주혁이 tvN 드라마 '아르곤'을 촬영하던 당시 그리고 영화 '공조' 보다 더 먼저 캐스팅해 '독전'의 진하림으로 만들어 갔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공조'에서도 김주혁의 악역 연기가 화제 된 바 있어 '독전'에서 느낌을 살리지 못할까 걱정도 했지만, 그는 우려를 엎고 '인생작'을 완성시켰다.
또 이해영 감독은 불의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주혁을 기리기 위해 후반 작업 과정에서 특히 노력을 쏟았다.
이해영 감독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 진하림이라는 캐릭터를 관객에게 충실히 보여주는 것이 배우에 대한 예의일지, 아니면 김주혁이 남긴 연기와 숨소리만으로 영화를 완성하는 것이 예의일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그의 결정은 김주혁이 표현한 걸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이해영 감독은 다른 소리를 다 없애고 김주혁의 모든 숨소리를 최대한 찾아 넣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영화 곳곳에 그의 숨결을 담으며 애도한 이해영 감독. 그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 다시 한번 마음을 표현해 뭉클하게 만든다.
이해영 감독은 설경을 배경으로 '故 김주혁 님을 기억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관객에게 그를 영원히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