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비 기자 = 영화 '데드풀2'에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조연이 있다.
바로 웃는 모습으로 "하이 웨이드~"를 외치던 유키오다.
엑스맨의 일원인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의 여자친구이자, 같은 엑스맨이기도 하다.
일본인 캐릭터인 유키오의 외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연보라색으로 물들인 머리카락이다.
여기서 잠시 의문이 든다. 유키오를 비롯해 할리우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시아인 여성 배우는 왜 항상 독특한 색깔의 염색 머리를 하고 있을까?
영화 '더 울버린'의 유키오의 머리는 붉은색 염색 머리이고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등장한 블링크도 보라색 블리치를, '퍼시픽 림'의 마코 모리도 푸른색과 보라색 그 중간 색의 블리치를 하고 있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출연했던 우리나라 배우 배두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이는 할리우드의 '아시아계 여성 캐릭터'에 적용되는 일종의 스테레오 타입, 즉 고정관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은 무술과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번 의문이 생긴다. 막상 한·중·일 그 어느 나라를 가도 이런 보랏빛 머리를 한 사람은 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보라색 머리카락이 언제부터 아시아인을 표현하는 방법이 된 걸까.
그 누구도 정확한 답변은 알 수 없다. 추측으로는 첫 번째, 이국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설이 있으며 두 번째, 아시아인이 머리카락 색이 다양하지 않다 보니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는 설이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 머리카락에 빛이 반사되는 것을 푸른빛으로 표현하던 게 변형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됐건 보라색이나 독특한 염색 머리가 여전히 아시아 배우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건 아직 통용되는 이야기인듯하다.
그러나 많은 영화 팬들은 그것이 그저 하나의 스테레오 타입에 불과하며, '아시아' 배우를 표현하는 게 아닌 그냥 배우를 표현할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의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단순히 머리카락 색깔을 바꾸는 방법이 아닌,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배우들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