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해리 기자 = 선박용 페인트 전문 생산업체인 비엔철강케미칼은 그래핀을 이용한 감쇠재와 친환경 선박 오염 방지 페인트(도료)를 내세워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23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비엔철강케미칼은 "최근 들어 조선업이 바닥을 벗어나 서서히 도약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는 점을 살려 국내 대형조선소와 유럽과 중국 등 해외 대형조선에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비엔철강케미칼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제품은 '그래핀 감쇠재'다.
감쇠재는 선박의 엔진, 프로펠러 및 중장비, 자동차,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로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진동과 소음을 50% 이상 줄였다.
그래핀은 탄소원자가 벌집 모양의 평면 구조를 이루고 있는 물질로 상온에서 구리보다 100배나 빠른 전도성을 갖고 있다.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강하지만 신축성이 있어 접거나 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엔철강케미칼은 2015년 6월부터 현대중공업, KAIST와 함께 선박용 감쇠재 국산화에 나서 2년 만에 개발에 성공했으며, 이후 2017년 6월 현대중공업이 실시한 제품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30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에 그래핀 감쇠재를 적용한 결과 진동과 소음을 50% 이상 줄였다.
기존 방음제로 줄이기 어려운 200㎐ 이하의 저주파 영역에서의 소음과 진동 감쇠 효과가 탁월한 것을 입증받아 업계에서 기대를 모았다.
이후 2017년 10월 진행된 '국제조선 및 해양산업전(코마린 2017)'에서 그래핀 감쇠재를 선보이자 국방과학연구소 등 여러 기관으로부터 기술 문의와 공장 방문이 이어졌다.
비엔철강케미칼은 경상남도 양산 주남공장에 생산설비를 구축해 그래핀 감쇠재 생산에 본격 들어갔다.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소, 한진중공업 등 대형조선소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도 하반기부터 영업을 본격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천세욱 대표는 "그래핀 감쇠재는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며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연구를 통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엔철강케미칼은 산학협력으로 개발한 또 다른 주력 제품 고부가가치 선박 오염방지 도료를 내세워 해외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비엔철강케미칼은 부산대 조선해양플랜트 글로벌핵심연구센터가 연구해온 친환경·연료 절감형 저마찰 선박 방오도료 개발 사업에 2010년부터 정부과제 산학협동으로 합류해 제품개발을 이끌어냈다.
산학의 공동 노력 끝에 2013년 6월 패치테스트를 통해 연료절감형 고효율 방오도료인 'BN 그린가드 FS' 개발에 성공했다.
이 도료는 저항을 줄여주는 고분자 신소재(FDR-SPC)를 기반으로 개발돼 바닷물에 대한 마찰저항을 기존 방오도료보다 15%나 감소시킨 획기적인 제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영국과 일본, 덴마크 등 선진국 제품 중 가장 높은 4~12%를 훨씬 웃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마찰저항 감소율이다. 유해 화학 성분인 아산화동(Cu2O)을 사용하지 않아 환경적인 측면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N 그린가드 FS는 2015년부터 국내 대형선사의 40만t급 선박과 관공선 등의 선박에 적용한 결과 품질과 효과를 인정받으며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천 대표는 "조선 경기가 나빠 국내외 시장 공략이 주춤했지만 조선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만큼 신시장을 본격적으로 개발해나가겠다"며 "새로운 품질의 고부가가치 제품개발도 가속화해 글로벌 선박페인트 회사로 안착하겠다"고 말했다.
2011년 설립된 비엔철강케미칼은 부산의 향토 중견기업 비엔(BN)그룹의 계열사다. 조성제 회장이 창업주인 BN그룹은 조선기자재 전문회사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외국법인을 포함해 1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고, 임직원은 900여 명이다. 지난해 매출은 7,30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