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23년간 LG그룹의 총수로 지내면서도 언제나 소탈했던 故 구본무 회장.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구 회장의 생전 일화가 이낙연 국무총리를 통해 전해졌다.
지난 21일 이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구 회장이 싼 술 대신 '중간 가격대' 술을 즐겨 마신 사연을 전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구 회장이 너무 싼 술을 마시면 위선 같고, 그렇다고 너무 비싼 술을 마시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혀 구 회장의 성품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이어 "(구본무 회장의 아버지인) 구자경 회장님은 광화문 진주집에서 진주식 비빔밥을 혼자 드시곤 했다"고도 전했다.
구자경 회장이 혼자 비빔밥을 먹는 모습은 이 총리가 청년기자 시절 몇 번이나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구 회장의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은 아버지 대부터 이어져 온 집안의 내력이었던 것이다.
한편 구 회장의 이 같은 모습은 많은 누리꾼들이 밝힌 사연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구 회장이 별세했다는 기사에는 "몇 년 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주차장에서 후배 몇 명과 이야기하던 중 한 노신사가 '어이쿠 실례합니다' 하며 급하게 걸어오길래 길을 비켜드렸다"면서 "노신사는 구본무 회장님이셨다. 대기업 총수가 수행원 없이 다니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라는 댓글이 달린 바 있다.
있는 자들의 '갑질'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사회에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삶을 살았던 구 회장의 이야기는 국민들의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