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어렵다고 사람 내보내면 안돼!"…경기 침체 때도 구조조정 안한 LG 구본무 회장

인사이트사진제공 = LG 그룹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구본무 LG 그룹 회장이 경기 침체 때도 구조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사실이 재조명됐다.


LG그룹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일 구본무 LG 그룹 회장이 향년 73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구 회장이 23년간 LG 그룹을 이끌며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단 하나. 바로 '인간 존중' 이념이다.


특히 이러한 면모는 어려운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LG 그룹


10년 전인 지난 2008년,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한국에 '제2의 IMF'가 올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던 시기다.


당시 구 회장은 LG 계열사 사장들과 진행한 '컨센서스 미팅'에서 "(경기가)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면 안 된다"며 "그래야 나중에 성장의 기회가 왔을 때 그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변화와 혁신의 중추는 우리 구성원들이며 이들이 LG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인재경영을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구 회장의 '뚝심'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던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LG 그룹


당시 30대 그룹 중 11곳이 해체될 정도로 심각한 경제난이 이어졌고 LG는 20년간 공들였던 반도체 사업을 현대에 넘기며 쓴 눈물을 삼켰다.


이에 수많은 인재가 제 발로 LG그룹을 떠났다. 구 회장은 사람을 잃고 공들인 사업을 잃은 아픔을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뼈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난 2008년 LG그룹은 인적 구조조정 대신 다양한 혁신을 택했다.


경제가 차차 회복되면서 LG는 인력 감축 없이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