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故 구본무 회장을 곁에서 지켰던 전직 LG 임원이 평소 소탈했던 고인의 일상에 대해 털어놨다.
21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구 회장을 가까이서 봐온 인사들은 고인을 '이웃집 아저씨'라 칭했다.
그만큼 격식 없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깊었던 사람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한 엘지 전직 임원은 "외부행사가 끝나면 수행원이 있는데도 직접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건다. 행사장이 복잡하면 차를 멀찌감치 대라고 한 뒤 수백미터를 손수 걸어가 탔다"고 전했다.
이어 "구 회장은 '황제경영'이라는 말을 제일 질색했다. 재벌들이 잘난 척하는 것도 싫어했다"고 덧붙였다.
주말엔 비서 없이 일을 봤고, 해외출장을 나설 때도 수행원은 단 한 명뿐이었다. 옷도 화려하게 입지 않았다.
갑질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행보다. 이러한 구 회장의 신념은 경영 철학에도 잘 드러난다.
고인은 '윤리 경영'을 고집했다. 편법이나 불법을 해야 1등을 할 수 있다면 차라리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물론 LG그룹이 정경유착에 항상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다만 국내 5대 그룹 현직 총수 중 사법처벌을 받지 않은 사람은 구 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년간 LG를 이끌며 한국 경제에 큰 기여를 한 구본무 회장은 20일 아침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73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가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식을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