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한국 재계를 이끌 차세대 샛별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LG그룹과 재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구본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생전 구본무 회장은 끈기와 결단력 있는 리더십으로 크고 뚜렷한 족적을 남기며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
그뿐만 아니다. 고인은 'LG 의인상'을 만들었을 정도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 경영철학으로 유명했다.
이같은 리더쉽은 앞으로 고인의 장남인 구광모(40)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 상무가 그대로 이어받을 예정이다.
다만 구 상무가 故 구본무 회장이 보유한 LG 지분(11.28%) 등을 모두 상속받기 위해서는 1조원에 육박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 추정된다.
그럼에도 LG는 이미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구 상무의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한 조치다.
사실 구 상무는 故 구 회장의 친아들이 아니다. 故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이었다.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구본무 회장이 장자승계원칙을 위해 2004년 구 상무를 양자로 들이며 LG가의 후계자로 낙점됐다.
아직 40세로 경영 승계자로서는 젊은 편에 속하는 구 상무. 그에 대한 평가는 "겸손하고 소탈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실제 구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 공대 졸업 후 지난 2006년 LG전자 재경 부문에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대리에서 과장, 차장, 부장 직책을 차근차근 밟으며 여느 사원과 다를 바 없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던 2014년부터 경영수업을 강도 높게 받았다고 전해진다.
구 상무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1년간 근무하는 등 현장 실무를 두루 경험해왔다고 알려졌으며, 외부에 크게 튀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구 상무는 평소 직원식당에서 동료들과 식사하고, 함께 야구 관람을 즐기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며 소통하기 위해서다.
이렇듯 소탈한 면모의 소유자라는 구 상무는 그러나 일에서는 사전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의 본질과 방향성을 깊게 고민하는 등 실무진이 미처 생각지 못한 문제를 짚어 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故 구본무 회장의 발자취를 구광모 상무가 따라갈 수 있을지, 나아가 더욱 뜻깊은 행보를 보여줄 수 있을지 한국 경제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LG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나온 구 상무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다음달 29일 처리할 방침이다. 향후 구 상무의 직책과 업무 등은 이후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