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한미정상회담은 9일, 북미정상회담은 한 달쯤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핫라인(직통전화)을 통해 '첫 통화'를 가질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핫라인 통화와 관련해 "곧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4월 20일 설치됐다.
그동안 청와대는 두 정상 간 핫라인 통화 시점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결정되면 자연스럽게 통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대화를 나눌 소재가 생긴다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과 나의 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두 정상이 이번주 중 '첫 통화'를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르면 오늘(13일), 늦어도 2~3일 안에는 남북 정상 간 첫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과 미국, 양국은 아직까지 '완전한 비핵화'를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북한이 오는 23∼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외국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폐쇄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 제시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참고로 미국은 최근 강경책인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내세웠다가 북한의 반발을 샀고, 9일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전격 석방되자 'CVID(완전하게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로 전환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비핵화 방법론 조율의 공식 채널로는 마지막 테이블인 이번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생각을 듣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이 비핵화라는 결단을 실행에 옮길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경제적 지원과 체제 보장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건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중재자'로서 북미 간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며, 이를 토대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한반도 평화 외교의 중재자에서 '해결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핫라인 통화를 한 후 22일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주요 내용과 전략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다음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공식 초청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G7이 한반도 비핵화와 아주 관계가 없지는 않아 문 대통령의 참가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