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원유 정제 전문업체 '현대오일뱅크'와 석유화학 전문기업 '롯데케미칼'이 손을 잡았다.
지난 9일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와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서울롯데호텔에서 중질유석유화학시설(HPC)를 신설하는 투자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로써 양사는 무려 2조 7,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을 공동 추진하게 됐다.
HPC는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값싼 원료와 부산물을 이용해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을 만들어 수익성을 개선하도록 하는 시설이다.
이번 HPC 사업은 양사의 기존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에 대한 추가 출자를 통해 이뤄진다. 현대케미칼은 2021년 말 상업가동을 목표로 올 하반기 공장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완공되면 연간 폴리에틸렌 75만 톤과 폴리프로필렌 40만 톤을 생산할 수 있으며, 연간 3조 8,000억 원 수준의 수출 증대와 그에 따른 6,00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 달성을 실현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협약으로 인해 석유 제품과 방향족에 이어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제품까지 정유-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한층 단단히 하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미국과 중앙아시아 에탄분해시설(ECC) 사업, 동남아 납사 사업과 더불어 대규모 정유 잔사유 크래커 사업에 투자해 지역 거점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대케미칼은 향후 탈황중질유 등 부산물 투입 비중을 80%까지 높일 계획이다"라며, "HPC를 통해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도 "신흥 개발도상국인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 법인과의 판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합작법인의 안정적 시장 진입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오일뱅크의 원료와 롯데케미칼의 기술 및 영업 능력이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