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지금 연애하고 있는데 전혀 행복하지가 않아요"
자존감이 낮은 A씨는 얼마 전,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고백을 받고 연애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 사람의 따뜻한 시선과 관심에 자존감이 점점 높아지는 기분이 들어 행복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연애가 계속될수록 A씨의 자존감은 다시 바닥을 뚫고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숱하게 실패했던 연애처럼, A씨가 이번에도 상대방을 '신격화' 했기 때문이다.
신격화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연애할 때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로 자신보다 상대방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을'의 입장이 되고, 혹시 나보다 잘난 사람이랑 만나 바람을 피우지 않을지 전전긍긍한다.
"정말 나를 사랑해?" "왜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거야?" "네가 나를 좋아할 리 없어"
"그러니까 우리 이제 그만하자"
A씨는 이번에도 더는 상처받기 싫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하나의 수단이 됐던 '연애'가 이번에도 이렇게 끝이 났다.
미국 버팔로 대학교(University at Buffalo) 산드라 머레이(Sandra Murray) 교수에 따르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연구 결과 상대방이 자신의 단점을 말한다고 생각만 해도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연인에 대한 매력과 애정이 많이 감소했다.
그리고 더는 상처받기 싫다는 이유로 연인과 '이별'을 선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드는 경향이 컸다.
반대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든 관계에 흔들림이 없었다.
실제로 A씨와 달리 자존감이 높은 B씨는 연인과 사소한 다툼이 생겨도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나는 네가 이런 점을 고쳐줬으면 좋겠어", "서로 이런 부분은 존중해주자", "나를 이해해줘서 고마워"
감정적으로 쏟아내지 않고 서운한 점들을 이성적으로 풀어나가니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다.
이처럼 자존감이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의 연애는 상대방에게 말하는 방식부터 차이가 나게 된다.
그렇기에 연애할 때 지금 자신의 자존감이 낮은지, 높은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하지만 생각보다 연애가 잘 안 풀리는 이유가 자존감이라고 인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A씨와 B씨가 보여준 연애 중에 어느 쪽이 더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지 살펴보자.
만약 A씨의 모습과 더 가깝다면,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더 자신을 사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충분히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당신의 인생에 눈부신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