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혹등고래는 몸길이 11∼16m, 몸무게 30∼40t(톤)인 거대 동물이다.
유독 뚱뚱한 몸집을 가지고 있으며 길이는 아파트 4층 정도의 높이를 자랑한다.
집채만 한 몸집으로 바다생물을 위협할 것 같지만 사실 혹등고래는 바다의 수호천사로 불릴 만큼 착한 성격을 가졌다.
실제로 혹등고래는 인간뿐만 아니라 위험에 빠진 다른 고래 종이나 바다표범을 지켜준다.
고래 행동 연구 전문가들은 혹등고래와 함께 이동하며 이런 행위 전반을 연구했지만 지금까지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진 못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혹등고래가 물고기를 지켜주는 행동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선행'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아래 바다의 천사 혹등고래에 대한 놀라운 진실 5가지를 소개한다. 몸집도 큰데 마음까지 예쁜 녀석들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자.
1. 바다 위 다른 생물의 보디가드다.
지난 2009년 남극해에서 미국립해양어업국 박사 로버트 피트먼은 혹등고래가 물개를 구해주는 모습을 촬영했다.
인근에 있는 범고래는 바다 물개를 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바다 물개는 혹등고래 지느러미 쪽으로 달려갔다. 혹등고래 또한 자신의 지느러미로 바다 표범이 올라오도록 했다.
다행히 혹등고래의 빠른 대처로 바다물개는 안전하게 범고래로부터 벗어났다.
혹등고래는 물고기, 고래 등 범고래에게 위협받는 다른 종을 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 사람도 구해준다.
혹등고래가 해양생물이 아닌 사람을 구해준 사건이 공개돼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께 해양생물학자 하우저는 남태평양 쿡제도 앞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중 혹등고래를 발견했다.
혹등고래는 집요하게 여성을 자신의 지느러미로 태웠는데,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 상어는 여성을 잡아먹기 위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를 먼저 인식한 혹등고래가 여성을 안전하게 구조한 것이다.
하우저는 "고래는 바다의 수호자로 불릴 정도로 다른 종을 보호하는 본능이 있다"며 "하지만 사람을 보호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놀라움을 표했었다.
3. '킬러 고래' 범고래와 대적한다.
범고래(Orca)는 바다 위 최상의 포식자다. 무결점에 가까운 이 포식자는 힘뿐만 아니라 지능에서도 거의 모든 동물을 압도한다.
물고기, 바다표범은 물론 상어와 다른 종류의 돌고래, 고래까지 잡아먹는다. '킬러 고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이런 범고래에게 먼저 싸움을 거는 종이 바로 혹등고래다.
사실 혹등고래가 범고래에게 상대는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동을 피식자(혹등고래)가 포식자(범고래)를 괴롭혀 쫓아내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약자가 강자를 괴롭히는 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유는 있다.
포식자 범고래가 새끼나 동료들을 공격하기 전에 선공격을 하는 것이다.
포식자 범고래가 왔다는 신호를 동료들에게 알리고 힘을 합쳐 쫓아내는 효과가 있다. 어린 개체들은 이런 행동을 보며 포식자에 관해 배우기도 한다.
4. 새끼를 향한 모성애가 뛰어나다.
고래는 인간처럼 수면 밖으로 나와 숨을 쉬는 포유류다.
보통 30분 정도 호흡을 참고 잠수를 한다.
하지만 어린 고래들은 잠수시간이 5분이 되지 않는다.
혹등고래는 이를 위해 새끼가 숨을 쉬게 해주려 띄워준다.
혹등고래는 가슴지느러미에 새끼를 끼우고 다니며 젖을 먹이며, 등에 태워 항상 옆에 데리고 다닌다.
5. 굉장히 똑똑하다.
혹등고래는 먹이를 사냥할 때 아주 독특한 방법을 쓴다.
공기방울로 감옥을 만들어 먹이를 가두는 것이다.
이를 두고 '버블넷(bubble net)'이라고 한다.
물고기 떼 아래에서 공기방울을 내뿜으며 원형을 그리며 돈다.
사방으로 공기방이 튀며 물고기는 이 안에 갇히며, 결국 혹등고래는 입을 벌려 물고기들을 흡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