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여성이 정말 예쁘고 싶은 순간이 있다. 잘 보이고 싶은 상대와의 데이트, 프리젠테이션처럼 중요한 자리 등도 그렇지만, 다른 때가 있다.
바로 전 애인을 만날 때다. 좋게 헤어졌건, 그렇지 않건 떠나간 연인이 나를 가슴 깊이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테다.
그만큼 인상 깊이 남도록, 예뻐 보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럼 전 애인의 결혼식에 초대받았다면 어떨까?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바로 이같은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글쓴이 A씨는 "언니가 '쌩얼'로 엄청 이쁘게 입고 나가길래 의아해서 어디 가느냐고 물었더니 '전 남친 결혼식'이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의상은 본인의 옷을 챙겨 입고, 머리와 메이크업은 전문 샵에서 받기 위해서 그런 모습으로 집을 나섰던 것.
A씨는 "듣기만 했던 일이 내 주변에서 일어날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짧은 이 글에는 1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큰 관심이 이어졌다. 어느 댓글에는 "우리 언니도 그랬다"며 비슷한 경험담이 적히기도 했다.
언니의 행보(?)를 응원하는 것으로 보아 많은 이들이 이 사연에 공감한 듯하다.
이같은 사연은 이전에도 왕왕 전해진 바 있다.
특히 "전 남친 결혼식 간다고 하면서 미용실을 찾으면 혼을 불태운 스타일링을 받을 수 있다"는 '꿀팁 아닌 꿀팁'이 화제가 됐다.
과거 한 누리꾼은 자신의 SNS에 "미용실을 찾았는데 한 여성 손님이 '바람 피우고 오늘 결혼하는 전 남친 결혼식에 간다'고 했다"며 직접 본 사연을 소개했다.
그 전까지 웃고 있던 헤어디자이너들 사이에는 순간 전운이 돌았다. 이후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게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진행했다.
작업이 끝난 이후에는 비장한 표정으로 여성 손님을 배웅했다.
덧붙여 디자이너들은 여성 손님이 입고 온 드레스의 주름까지 걱정하며 "스팀으로 펴주겠다"는 친절까지 보였다고 이 누리꾼은 전했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방 중 하나인 '고독한 김생민방'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2월 이 채팅방에는 '전 남친 결혼식 가기 전 샵 비용'이라는 용도로 금액 10만원짜리 영수증 사진이 올라왔다.
채팅방의 취지대로라면 곧바로 '스튜핏'이란 대답이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채팅방 참여자들은 만장일치로 '그뤠잇'에 체크하며 '더 돈 들여도 된다'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 애인이 후회할 만큼 내가 매력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픈 마음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같은 '웃픈' 사연들은 온라인상에서 웃음과 응원을 동시에 불러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