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헤어졌던 치히로와 하쿠는 어떻게 됐을까?

인사이트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어린 시절, 아니 지금까지도 떠올리면 아련해지는 영화 속 인연이 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꼬마 주인공들, 치히로와 하쿠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붙들었던 치히로의 손을 놓고도 한참 그 자리에서 홀로 머물러있던 하쿠의 손은 우리의 마음에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다.


소녀와 소년은 어떻게 됐을까. 영화가 끝난 뒤 커다란 물음표를 안고 궁금해했을 당신에게 여기 몇 가지 가설을 소개한다.


무엇을 믿든 자유다. 상상 속에서 당신만의 결말을 만들어가 보자.


1. 터널을 지난 치히로는 하쿠에 관한 모든 기억을 잃는다


인사이트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돼지의 저주에서 풀려 사람으로 변한 부모님을 다시 만난 치히로. 치히로는 하쿠의 당부대로 돌아가는 내내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그렇게 터널을 지난다.


그제야 뒤를 돌아보는 치히로의 표정은 모호하게 담담하고, 아빠의 부름에 망설임 없이 돌아서서 떠난다. 


이때 착한 할머니 마녀 제니바가 선물해준 머리끈이 반짝거린다.


이 마지막 장면을 두고 "터널을 지난 치히로의 기억은 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 하쿠는 죽는다


인사이트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치히로가 자신의 아들 보를 데리고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바바는 그야말로 광분한다. 


치히로가 먹여준 경단 덕분에 정신을 차린 하쿠는 그런 유바바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보를 다시 데려오겠습니다. 그 대신 치히로와 치히로의 부모님을 되돌려 보내 주십시오"


이에 유바바는 되묻는다. "그래서 네 놈은 어떻게 되는 거냐? 그 뒤에 나에게 갈가리 찢겨도 좋으냐?"


영화 속 세상은 철저한 계약과 거래의 규칙에 의해 움직인다. 


이로 미뤄보았을 때 하쿠는 이때 유바바와 계약을 맺고 치히로의 자유 대신 죽음을 받아들였으리라고 일각에서는 목소리를 냈다.


특히 하쿠가 있던 강조차 한참 전에 없어졌으니 하쿠가 살았다고 해도 돌아갈 곳이 있을 리 만무하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즉 하쿠가 치히로에게 헤어지기 전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했던 약속은 하쿠가 죽고 영혼만이 인간의 세상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3. 오랜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된 치히로와 용이 된 하쿠가 재회한다


인사이트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는 영화 발표 이후 설정집을 통해 8칸짜리 짧은 콘티를 공개한 바 있다.


연필로 간결하게 스케치 된 배경은 UFO가 날아다닐 만큼 발달한 세상이었다. 


어느새 할머니가 된 치히로는 손녀로 보이는 어린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위에서도 언급된 머리끈을 만지작거리면서.


손녀가 떠나고, 치히로는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는다. 그리고 하늘을 난다. 용이 된 하쿠의 등을 타고.


4. 치히로와 하쿠는 꼭 다시 만난다


인사이트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가장 많은 이가 바라는 결말일 테다.


치히로는 잊었던 기억을 되찾아 하쿠의 이름을 알려준다. 그렇게 하쿠는 자신의 진짜 이름을 되찾는다. 


헤어지기 전, 하쿠는 자신 또한 진짜 이름을 찾았으니까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거라고 말한다.


그렇게 재회를 약속한 두 사람. 하쿠는 다시 만날 수 있겠냐는 치히로의 물음에 "응. 반드시"라고 다짐하듯, 확신하듯 대답한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