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영화 '그날, 바다' 감독이 '노개런티'로 내레이션에 참여한 정우성에게 감동한 사연을 전했다.
지난 17일 오후 영화 '그날, 바다' 공식 상영보고회에는 감독 김지영과 김어준 총수가 참석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는 4년간의 치밀한 취재 과정이 담겼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기록에 초점을 둔 만큼 영화는 무미건조했을 것이다.
김 감독은 "다큐 내용이 과학적이다 보니 딱딱한 목소리로 들으면 관객들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염려됐다"며 "배우들이 내레이션 해주면 친근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잘 아는 배우, 그런 배우가 내레이션 할 때 이 영화의 정보를 잘 전달할 것 같았다"며 "정우성이 그런 배우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수의 무모한 제안을 선뜻 받아줘서 믿기지 않고 너무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정우성에게 고마웠던 일화도 전했다.
그는 "정우성이 녹음을 3번 했다"며 "처음 12시간 녹음을 하고 다음엔 본인이 마음에 안 드는 부분과 저한테 다시 하고 싶은 부분을 물어서 다시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야 만족하고 식사를 하러 갔는데 우연찮게 다시 영화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의 특정 대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정우성은 갑자기 "거기는 제가 뉘앙스를 잘못 한 것 같다"며 "다시 녹음해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정우성씨가 그렇게 말해서 믹싱실 대표님도 놀라고 저도 놀랐다"며 "'갑시다'하더니 일어서서 정우성이 가더라"라고 말했다.
정우성이 필두로 나서자 김 감독을 비롯해 제작진들 또한 우르르 몰려 나갔다.
결국 믹싱실 장비를 다시 켜고 구성 대본을 보며 세 번째 녹음을 하고 나니 영화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달라졌다고.
김 감독은 "정우성은 마음을 담은 내레이션으로 영화를 풍요롭게 해줬다"며 "정우성으로 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