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2주 만에 결국 사임했다.
지난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원장의 '5천만원 셀프 후원' 의혹에 대해 위법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김 원장은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금융감독원장 자리는 다시 공석이 됐다. 당분간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직무를 대행한다.
김 원장이 금감원장 자리를 내놓으면서 금감원은 한 달 만에 두 명이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특히 두 원장 모두 각종 비리 의혹으로 중도 퇴진하게 됐고, 연달아 최단기간 재임 원장이라는 기록을 경신하면서 금감원은 권위와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취임했던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 공채에 응시한 친구 아들을 인사 추천하는 등 특혜를 준 의혹이 제기돼 결국 사퇴했다.
이번에 사임한 김 원장은 의원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을 가고 임기말에 후원금으로 자신과 관련 단체에 5천만원 셀프 후원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두 원장이 각종 비리 의혹 등으로 물러났기 때문에 세 번째 금감원장 후보에 오르는 인물에 대한 인사 검증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현 정부의 강력한 금융개혁 기조에 맞는 인물이면서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찾아 엄격한 인사 검증까지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남북 정상회담과 전국동시 지방선거 등이 다가오고 있어 빠른 후임 선발이 어려운 상황.
금감원장 선임이 늦어지는 만큼 금감원의 각종 개혁 과제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감원은 채용 비리 의혹 해결 및 삼성증권 배당 사고 처리, 한국GM 등 기업구조조정과 같은 중대한 과제를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각종 금융개혁과 금융당국의 감독체계 및 역할 재편 등 장기 과제도 기다리고 있다.
금감원장이 없는 상태가 지속될 경우 쌓여 있는 과제들이 제대로 처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차기 금감원장이 오더라도 업무 파악과 업무 계획을 세우다 보면 상반기가 그냥 지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전현영 기자 hyeon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