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한 자산유동화사업(P-CBO) 추진을 검토한다.
17일 중진공에 따르면 자산유동화사업(P-CBO)은 중소·벤처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인수해 우량 등급의 유동화증권(ABS)으로 전환한 후 시장에 매각,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은행 등 금융 기관을 통하지 않고도 설비 투자 등을 위한 대규모 자금을 장기(3년)의 고정 금리로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진공은 금융위기 이후인 2000년부터 10여 년간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해당 사업을 한시적으로 운영한 바 있다.
현재는 정부의 8대 핵심 선도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유니콘 기업(기 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해당 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중진공은 우량 중소·벤처기업 129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129개사)의 약 70%가 P-CBO 방식의 자금 조달 경험이 있거나 이용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담보 및 보증의 부담 없음(50.0%), 대출에 비해 큰 지원한도(31.1%) 등 장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P-CBO 자금 조달 시 중소·벤처기업이 가장 희망하는 지원 조건은 금리 2~3%(36.7%), 발행 기간은 3~5년(51.1%)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들은 향후 P-CBO 사업 추진 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복잡한 발행 절차 간소화(30.2%), 발행 시기 정례화(23.3%) 순으로 개선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혁신 성장을 위해 금융 외 지원을 원하는 분야에 대해 판로·수출·마케팅 지원(33.8%), R&D 등 기술 지원(28.9%), 경영·자문 서비스 지원(13.2%) 순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진공은 이 같은 현장 의견을 반영해 상시적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은 "혁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며 "스타트업부터 상장까지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A부터 Z까지 정책 수단을 원스톱 지원으로 고객 감동을 실현하고 중소·벤처기업 혁신 성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