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어차피 곧 끝날 관심 아닌가요?"
짙은 회한이 담겨 있던 한 마디는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됐다.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외상센터의 현실이 여전히 그대로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이국종 아주대학교 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변한 건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리고 어떻게 될지도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북한군 오청성씨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면서 외상센터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알려졌다.
이후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올 만큼 외상센터는 온 국민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지금, 이 센터장은 여전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뭐가 필요한지 (예산 집행 결정자들이) 모르는 것 같다"며 "인력을 더 고용해야 하는데 그런 데 쓸 돈은 없고 용역 사업이니 뭐니 하는 그런 본질적이지 않은 쪽으로 (예산이) 다 빠져나간다"고 비판했다.
이어 "큰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못 견딘다"면서 "한국은 (환자를 위해서라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다 아는데도 그게 실현이 안 된다"고 한탄했다.
이 센터장은 자신이 환자를 살리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이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쉽게 쉽게 가면 저의 의사로서의 인생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전했다.
그는 또 "한국 병원이 수익 일변도로 달리니까 대형병원은 (환자를 위한 곳에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대리석으로 바닥을 깔고 있다"며 "환자를 위한 진정성 있는 문화로 바뀌어야 하는데 바뀌질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