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미스터피자가 100억원대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갑질 논란'으로 물러난 정우현 전 회장의 아들에게 8억원대의 연봉을 지급했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지난해 정순민 당시 부회장에게 총 8억 2,101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해당 보수에는 4억 6,953만원의 급여와 3억 5,147만원의 퇴직소득이 포함됐다.
정 전 부회장은 정 전 회장의 외아들로 1999년 미스터피자에 입사해 지난 2013년 등기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갑질 논란으로 정 전 회장이 퇴진한 후 정 전 부회장도 마찬가지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사업에서 손을 뗐고, 이 때문에 급여와 퇴직금이 함께 지급됐다.
오너의 갑질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회사와 가맹점이 손실을 보고 있는 가운데 정 전 부회장이 고액의 보수를 챙긴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공시를 통해 정 전 부회장에게 지급된 급여의 경우 임원인사관리규정에 따른 것이고 퇴직소득은 주주총회 결의에 따른 임원퇴직금규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경영주의 잘못으로 회사가 큰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오너 일가에 고액 보수를 준 것은 윤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MP그룹은 갑질 논란 속에서 지난해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2015년에 1,103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815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72억원에서 109억원으로 커졌다.
일례로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계열사 사내이사로 선임돼있는 상황이지만 수감된 상황에서 연봉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지난해 '갑질 논란' 속에 156억원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당시 검찰은 정 전 회장이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 치즈를 비싼 값에 공급하고, 가맹점을 탈퇴한 점주가 영업하는 식당 인근에 직영점을 운영하는 등 보복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또한 딸을 비롯한 친인척과 측근을 임원으로 등재해 29억원을 받아간 사실, 가족의 개인 비용도 회사를 통해 지급한 점 등이 적발돼 공분을 샀다.
전현영 기자 hyeon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