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한 달에 하루이틀도 못 참는 제가 나쁜놈인가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내의 생리통 호소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남성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아내는 다른 여성들과 비교해 생리통이 심한 편에 속했다.
결혼 전 연애 기간에도 생리가 시작되면 진통제를 하루에 네다섯 알씩 복용했다는 A씨의 아내.
당시 A씨는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통증을 겪는 아내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래서 A씨는 민망함을 무릅쓰고 어머니와 사촌 누나에게 직접 생리통 증상을 묻고 조언을 구해가며 아내를 배려하려 애썼다.
그런데 결혼생활이 시작되자 아내의 '생리통'은 예상보다 훨씬 깊숙이 이들 부부의 일상에 파고들었다.
A씨의 아내는 생리가 시작되는 날이면 그 고통에 새벽마다 울음을 터뜨렸다.
어쩌다 그 소리를 듣지 못해 A씨가 깨어나지 않은 날에는 연거푸 섭섭함을 토로하는 아내였다.
거기까진 괜찮았다. 그런데 아내는 회사로 출근한 A씨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예전에 서러웠던 일을 끄집어내며 짜증을 내기까지 했다.
아내가 생리통약을 쌓아두고 사는 것도, 아파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너무 안쓰럽고 가슴 아프다는 A씨.
그런데 아내의 생리통에 따라오는 '감정 기복' 때문에 A씨는 "미쳐버릴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결국 A씨는 아내의 투정을 더이상 받아주지 못해 화를 내버렸고, 갈등은 더욱 깊어진 상황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가임기 여성이 생리통을 경험한다.
아랫배가 묵직하게 아리고, 별일 아닌 일에도 괜스레 눈물이 떨어진다.
이 글을 본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내놓은 해결책은 A씨의 아내가 생리통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병원 진료로 생리통을 완화하고, 화학성분이 들어간 세제나 샴푸 등 사용을 줄이는 조치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여성의 생리통이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상대방이 생리통을 무조건 이해해줘야 한다는 생각은 쉽게 공감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일단은 생리통 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보는 일이 시급하다.
그런 다음, A씨와 아내가 서로가 생각하는 '배려'의 차이를 줄여나간다면 분명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민경 기자 minkyeo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