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재무적 투자를 자처한 미국 투자 업체에 대해 '현실성이 없는 제안'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28일 산업은행은 미국 S2C캐피탈그룹의 한국매니저라고 자칭하는 김중오, 박영수 씨 등을 통해 금호타이어 앞 필요자금 6억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는 팩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S2C캐피탈의 의향서는 공식 서명 등이 누락됐고 현재 담보주식을 보유하지도 않은 금호타이어만 기재하는 등 구체적인 수신인이 없어 형식상 의미 있는 투자제안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대출조건상 대출금액 6억달러의 산정 근거로 제시한 주식수도 현실성이 없다고 봤다.
S2C캐피탈은 투자의향서에서 잠정 대출조건으로 '금호타이어 주식 약 2억주를 담보로 제공할 경우'라고 명기했는데, 이는 현재 총발행주식 1억5700만주를 웃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잠정 대출조건서는 금호타이어 주식 2억주를 담보로 제공할 경우 6억 달러를 연 3%의 금리로 36개월간 대출 가능하다는 취지의 통상적 주식담보대출 조건을 간략히 제시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기관 및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모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다는 것이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 내린 것이다.
앞서 S2C캐피탈은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타이어가 현금 유동성 위기로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된다는 소식에 우려를 표하며 투자 의향을 상세히 밝혔다.
S2C캐피탈은 "과거 국내 자동차업체에 들어온 중국 자본으로 인해 가슴 아픈 기억 때문에 금호타이어도 중국 기업에 매각될 경우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호타이어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군항공기 타이어와 군수용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어 더욱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를 자처한 배경에 대해서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고 국내 타이어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어 외부투자유치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자율협약 중단 데드라인(30일)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채권단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현재 산업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8개 금융회사로 이미 중국의 더블스타의 투자유지 조건을 승인한 바 있다.
노조가 해외 매각을 강경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지난 27일 타이어뱅크도 인수 의사를 보이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현영 기자 hyeon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