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미국 금리 상단이 한국 기준금리(연 1.50%)보다 높아지면서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일었다.
2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으로 내외 금리가 역전된 것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 결정문이 다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새벽(한국시간) 정책금리를 연 1.50∼1.75%포인트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금리 상단이 한국 기준금리(연 1.50%)보다 높아지는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 총재는 "점도표를 보면 금년 전망은 종전과 부합하고 내년(인상 횟수)은 상향 조정됐다"면서도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엔 별 영향 없을 것"이라고 견해를 전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미 금리 정책변화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가격 변수가 요동친 적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계심을 늦추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부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종전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시장 불안 상황이 온다면 여러 가지 정책 수단을 통해서 시장 안정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5월 금리 인상설에 대해서는 "변수가 워낙 많다"며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 미국 금리 등을 두루 고려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한미 금리 역전 폭을 두고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과거 175bp(1bp=0.01%포인트)까지 역전된 적 있다는 지적에도 "양국 경제 상황, 국제여건은 그때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 기자가 "최근 외국인 채권 매도가 며칠 이어진 점이 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유출로 보느냐"고 묻자 "내외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유출로 보긴 이르다"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미국 주가가 떨어진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좀 나갔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아서 이달 안정적으로 유입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이 총재는 이날 오전 부총재보, 외자운용원장, 조사국장 등이 참석하는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금융시장에 변수가 생겼을 때 한국은행은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을 열지만, 한미 금리 역전 우려가 커진 점을 고려해 총재 주재 회의로 격상해 진행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