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비싼 사은품을 주느니 가격을 내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난 16일 공식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9 사은품이 중고거래 사이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 출시 전 사전예약을 받으면서 사은품으로 덱스 패드, AKG 헤드폰 등을 제공했다.
덱스 패드는 휴대폰 콘텐츠를 TV, 모니터에 연결해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게 하는 모바일 주변 기기다.
AKG 헤드폰은 세계적인 음향기기 전문기업 하만이 만든 무선 헤드폰으로 약 20만원대에 판매되는 제품이다.
여기에 모바일 게임 '검은사막' 아이템 쿠폰과 음원사이트 왓챠플레이 3개월 이용권도 제공됐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물품은 포장을 뜯지도 않은 '미개봉' 제품도 많다.
사용하지 않은 덱스 패드는 현재 4~8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AKG 헤드폰은 8~1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비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하지 않은 사은품을 제공하는 데 있다.
갤럭시S9의 공식 국내 출고가는 95만 7천원이다. 100만원에 가까운 제품 가격 탓에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은 사은품으로 받은 제품을 중고거래해 현금화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은품 대신 보조금 지급으로 스마트폰 가격을 내리는 것이 나은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구매 조건에 따라 최대 반값 할인 또는 제품 1+1행사 등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보조금 상한제가 폐지된 만큼 다양한 판매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은 출시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부터 17일 이틀 동안 번호이동 건수는 2만 6,997건에 불과했다.
전작인 갤럭시S8이 출시된 이틀 동안 3만 7천여 건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73% 수준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2년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고, 스펙이 상향되면서 갤럭시 S9 대신 갤럭시 S8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아이폰 X도 10주년 기념으로 나왔으나 판매량이 저조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