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경영난을 이유로 폐쇄 위기에 놓인 한국GM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가동률을 높이고 연 9천억원의 비용을 줄이며, 여기에 1조원 규모의 추가 현금이 유입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지엠의 정상화 가능성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가 분석한 한국GM의 필수 정상화 요건은 크게 가동률 제고, 원가율 하락, 금융조달 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GM은 본사 GM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 때문에 GM이 글로벌 전략으로 변화를 꾀하면서 2014년 이후 실적이 크게 떨어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특히 GM이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한국GM의 매출액은 2013년 15조6천억원에서 2017년 10조7천억원으로 5조 가까이 줄었다.
결국 한국GM은 2014~17 누적손실액 3조원대에 육박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연구소는 이러한 한국GM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기 위해선 과잉 생산능력을 해소하고, 신규 생산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GM의 생산 가능 규모는 91만대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생산량을 52만대에 그쳤다. 앞으로는 17만대로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본사로부터 연 10만대 이상 신차를 배정받더라도 전문가들은 적정가동률이 60만대 이하일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설비규모를 30만대 이상 줄여 과잉 생산능력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맞춰 고정비용 절감도 필요하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매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8천억에서 9천억에 달하는 고정 비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인건비 총액을 줄 6천억원 이상 줄여야한다고 분석했다.
또 본사가 차입금을 전액 출자전환해 연간 이자비용 1천 300억원을 줄이고, 업무지원비, 연구개발비 등도 감소시키면 연 8천억~9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1조원 이상의 신규 투자도 필수다. 한국GM은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나 GM이 3조원 규모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할 경우 자본 확충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인력조정 등 구조조정을 위한 1조원 가량의 현금이 필요하다. 경영난 때문에 자금을 지원해줄 금융사를 찾기 어려운 게 문제.
결국 주주인 GM과 산업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GM은 본사 의지와 노조의 협조, 신규 투자유치가 모두 충족돼야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GM은 다른 해외법인들과 달리 자체적인 신차 개발 능력이 있어, GM이 완전 철수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GM이 한국정부와 노조의 협력을 전제하고 있어 생산기능 없이 내수판매나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