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4일(화)

'나쁜 녀석들' 한재영, 성추행 피해자에게 울면서 사과했다

인사이트OCN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한재영이 피해자에게 눈물로 용서를 구했다.


지난 4일 오후 연극 배우 박모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극단 신화 대표이자 연출가 김영수와 한재영을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하는 글을 올렸다.


자신이 23살이었던 2010년, 극단 신화에 들어갔다고 밝힌 그는 "2011년 어느 날 출근을 했더니 대표가 나시 하나에 팬티 바람이었다. 그리고 내 볼에 뽀뽀를 했다"고 밝혔다.


박씨가 기분 나빠하자 대표는 "강아지나 애기들이 이뻐서 뽀뽀하는 것처럼 뽀뽀를 한 것"이라며 "네가 이상하게 느끼는 건 네가 생각이 더러워서"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다음 출근에도 같은 짓을 반복했다.


인사이트극단 신화 홈페이지


이후에도 대표는 "연기적인 걸로 할 얘기가 있다"며 박씨를 불러냈다. 술을 마시다 지하철이 끊겨 극단에서 자고 가겠다고 말하는 박씨에게 그는 "잠을 제대로 못 잘 것 같다"며 모텔로 데려갔다.


모텔에 들어간 그는 박씨에게 침대로 올 것을 요구했으나 박씨가 거부하자 "그럴 거면 나가자"며 화를 냈다.


밖으로 나온 그는 "배우는 생각하는 게 열려있어야 하는데 너는 그렇지 못하다"며 "왜 너에게 청소년극에서 역할을 많이 줬는지 모르겠냐"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대표는 박씨가 실수를 할 때마다 무대에 홀로 세워두고 선배 배우들을 관람석에 앉힌 채로 혼낸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영화 '재심'


계속되는 괴롭힘에 지친 박씨는 선배들과 술자리에서 울면서 대표와 있었던 일을 털어놨다.


그러나 이를 들은 한 선배는 "나도 너랑 자보고 싶다. 대표님도 남자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이 선배가 배우 한재영이라고 밝히며 당시에도 영화 단역으로 나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한씨는 그 자리에서 박씨를 불러내 바로 옆 술집에서 단둘이 술을 마신 후 "모텔에 가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박씨가 이를 거부하자 극단까지 따라와 성추행했다.


인사이트MBC '라디오스타'


박씨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며 "머릿속이 어떻게 된 사람이면 방금 성추행으로 울던 후배에게 저럴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조연으로 자주 나와서 볼 때마다 그날의 상처가 떠올랐으며 심지어 라디오스타에 나올 때는 부들부들 떨렸다"고 분노했다.


당시 앞으로의 연기 생활이 막힐 수 있다는 생각에 겁을 먹고 침묵했다는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고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며 폭로 이유를 밝혔다.


한재영은 최근 영화 '재심', '대립군'을 비롯해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등에 출연해 명품 조연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다.


이후 한재영은 박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눈물로 사과했으며 박씨도 그를 용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영화 '재심'


박씨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5일 오전 6시쯤 한재영과 통화했고 직접 사과받았다"며 "1시간 넘게 통화하며 제가 아팠던 것 얘기하며 울었고 한재영도 울며 미안하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한재영은 이 통화에서 그땐 본인도 어렸다며 다시는 다른 사람에게 그런 행동할 일이 없으며 오늘 사과문을 올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씨는 "한재영에 대한 일은 털고 웃으면서 살고 싶다"며 "한재영이 열심히 연기하는 모습을 봐도 이젠 아플 것 같지 않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재영은 5일 오전 공식 입장을 통해 "그분에게 먼저 직접 사과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통화해서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과를 하고 받아들였고 용서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앞으로 제 자신을 깊이 되돌아보며 반성하며 살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