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동극 기자 =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증세를 보이고 있다.
1일 오전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은행권의 정기예금 잔액이 617조 4천 699억원이었다고 밝혔다.
2016년보다 30조 4천 933억원 증가한 액수다.
이는 12.1%의 증가율과 60조 8천 95억원의 증가액을 기록한 2011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1.25% 수준으로 사상 최저치를 이어가던 것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정기예금의 증가 폭은 놀라운 결과다.
전문가들은 정기예금 증가 배경으로 시중 부동자금의 유입을 꼽았다.
기업들이 낮은 금리를 이용해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불투명한 경제 상황으로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시로 자금을 묶어두기 위해 단기 예금 등 금융상품에 돈을 넣어 정기예금 잔액이 증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만기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016년보다 26조 334억원 증가한 206조 4천 70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정기예금 증가액의 85%를 차지했다.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은행의 예금 유도가 정기예금 증가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은행들이 대출 수요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예금금리를 소폭 높이는 등 예금을 유인한다는 것이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통상 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선 예금도 많이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가계 쪽에서 부채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데 자금을 운용할 곳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 쪽에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강동극 기자 donggeu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