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지난달 27일과 28일은 우리나라 보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품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틀이었다.
27일 국회에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해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어김없이 정부와 야당 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강남을 지역구로 둔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김 부총리가 강남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집을 팔라고 언성을 높였다.
두 사람 간 설전이 오가자 교문위 위원장인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은 이 의원에게 "차분하게 질의하세요"라고 달랬다.
그러자 이 의원은 "차분하게 하고 있는데 계속 중간에서 '겐세이' 놓으신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겐세이'는 '견제'의 일본식 표현이다.
당구장 등에서나 사용되던 단어가 국회에서 등장하자 회의 참석자들은 당황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유 위원장은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다. 당구장 다닐 때 쓰던 말을"이라며 "이게 일본어이다. 3.1절이 내일모레인데"라며 이 의원의 발언을 지적했다.
이후 이 의원은 유 위원장과 회의 참석자들에 사과했다.
이 의원의 '겐세이' 발언은 다음날인 28일 하루종일 포털사이트와 SNS 등에서 비판 목소리가 거세게 나왔다.
그러나 이 의원의 소속 당인 자유당 내부 반응은 여론과 다소 달랐다.
이 의원이 아침 회의에 참석하자 의원들은 대부분 이 의원의 어제 발언을 언급하며 맞이했다.
한 당직자는 "'겐세이' 멋있었다"며 엄지를 들었고 또 다른 고위 당직자는 "어제 뭣 좀 하더라"고 격려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정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 스타가 된 것을 축하하는 듯했다.
자유당 홍준표 대표는 1일 "3·1절을 앞두고 이은재 의원이 일본말인 '겐세이'(견제)를 사용했다고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것을 보고 참 어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본질은 제쳐 놓고 지엽 말단적인 말꼬리만 잡아서 막말을 운운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보수'와 '대한민국 역사의 자긍심'을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의 부적절한 언행을 지적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