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아직 한 발 남았다..."
영화 '아저씨'를 본 관객들이 꼽은 명대사다. 극 중 후반부 차량 앞 유리창에 권총을 대고 방탄유리를 뚫어버리는 장면.
차태식(원빈 분)은 16발의 총알을 연달아 쏜 뒤, 마지막 한 발로 만석(김희원 분)을 제거했다.
이 장면뿐만 아니라 영화 내내 차태식의 활약은 관객을 압도했다.
해군 비밀첩보대 UDU 출신답게 화려한 무술을 선보이며 최강의 전투력을 뽐낸다. '특수살상무술'이라는 말이 왜 생겨났는지 알 수 있을 정도.
총을 다루는 실력도 뛰어나다. 급소를 정확하게 겨냥하며 상대방을 제압하는 차태식 앞에 인신매매조직은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면 새삼 궁금해진다. 과연 UDU 특수부대 출신인 차태식이 쓰던 권총은 무엇일까.
극 중 차태식의 대사도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데에 한몫했다.
"총 좀 구해줘. 콜트나 토카레프 말고, 10피 넘는 반자동으로"
영화 '아저씨'를 최고의 영화라고 꼽거나 일명 '밀덕'으로 불리는 밀리터리 덕후들은 이 대사를 최고의 대사로 꼽는다.
어쩌면 생소할 수 있다. 콜트? 토카레프?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콜트는 미국의 총기제조사인 콜트사에서 만든 자동권총으로 정식명칭은 '콜트 M1911'로 불린다.
또한 토카레프는 소련군이 사용하던 권총으로 토카레프 TT-33, 우리나라에서는 '떼떼 권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킹스맨'에서 콜린 퍼스가 사용한 바로 그 총.
둘 다 뛰어난 성능으로 명성이 자자한 권총인데, 영화 '아저씨'에서 차태식은 다른 총을 찾는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글록(Glock). 영화에 등장한 명칭과 실제 장전된 탄의 수가 달라 글록 17이냐, 19냐는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17, 19 등과 같은 모델의 차이는 탄알집에 장전되는 탄의 개수에서 조금 차이가 날 뿐, 총기 성능 자체의 큰 차이는 없다.
글록은 오스트리아의 글록사에서 제조한 권총이다. 글록사는 최초 군수물품의 플라스틱을 제조하던 업체였다.
뒤늦게 총기제조 사업에 뛰어들었고, 당시에는 "플라스틱으로 어떻게 총기를 만드냐. 그걸 누가 쓰냐"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글록의 도전은 결국 혁명을 일으켰다. 총기에 고탄성 강화수지를 사용해 기존의 총기 못지않은 내구도를 완성했다.
또한 플라스틱 소재의 특성상 반동을 자연스럽게 흡수한다는 장점을 지니게 됐다. 게다가 열전도율이 낮고 무게도 가벼워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명중률도 높아 점차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며 현재 수많은 전장에서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실제로 미 FBI에서 제식 채용하며 그 명성을 떨쳤으며, 미 육군 특수부대인 델타포스에서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