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비 기자 = 햄버거를 비롯한 패스트푸드가 다이어트의 적이라는 것은 모두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햄버거뿐만 아니라 햄버거를 감싸고 있는 '포장지' 자체도 다이어트와 건강의 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지난 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패스트푸드 포장지와 다양한 포장재에 쓰이는 화학물질 PFAS가 사람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줘 비만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하버드대학(Harvard University) 공중보건학 연구진은 621명의 실험 참가자를 2년 동안 관찰해 혈중 PFAS 양과 체중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PFAS의 혈중농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가장 살이 많이 찐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여성에게서 이런 변화가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PFAS와 신진대사 사이의 명확한 상관관계를 밝혀냈다고 밝혔다. PFAS 성분이 신진대사를 낮춰 비만에 취약하게 한다는 것이다.
'과불화합물'란 명칭으로 통칭되는 PFAS 성분은 음식이 포장재에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코팅제에 주로 쓰이는데,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식품 포장재, 가구, 주방 용기 등에도 두루 쓰인다.
과거 연구에서 PFAS는 비만 뿐 아니라 암이나 갑상성 질환, 면역 기능과 출생율, 생식 능력의 저하와 관련성이 의심된다고 알려진 바 있다.
연구를 이끈 썬(Sun) 박사는 "화학 물질이 동물의 체중 증가 및 비만에 영향을 끼친다는 기존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는 처음"이라며 "비만 예방에 도움을 주는 연구 결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PFAS 노출을 줄이는 것이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환경문제연구기관 '침묵의 봄 연구소(Silent Spring Institute)'가 발표한 기존 연구에 따르면 PFAS가 포함된 물건 중 '음식을 직접 싸는 포장지'가 가장 몸에 해롭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 디저트나 빵을 싸는 종이의 56%, 햄버거와 샌드위치 포장지의 38%에서 각각 PFAS가 검출됐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