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83억톤. 듣기만 해도 어마어마한 이 숫자는 사람들이 만든 플라스틱의 총생산량을 일컫는다.
플라스틱이 본격적으로 생산된 시기인 지난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무려 83억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됐다.
그중 63억톤이 쓰레기로 폐기됐다. 폐기된 플라스틱 중 극히 일부인 9%가량만 재활용되며, 12%는 소각된다. 나머지 79%는 매립되거나 자연에 그대로 버려진다.
사실 플라스틱은 생분해되지 않아 완전히 제거하려면 연소, 열분해 등의 열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폐기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극히 일부일 뿐만 아니라, 열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도 치명적이다.
자연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고스란히 지구를 병들게 만든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환경이 오염되면 생태계가 파괴되고, 그로 인해 동물들은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쓰레기 때문에 목이 졸리거나 숨이 막히는 등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피해는 물론, 환경을 파괴해 서식지를 잃게 만들어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플라스틱은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소재다. 일회용 빨대와 식기, 그릇, 비닐봉지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모두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어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자주 사용하지만 사실 동물들의 생명을 위협하며 환경을 파괴하고 있었다.
특히나 편리성과 맛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캡슐 커피'가 또 다른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 논란이다.
캡슐 커피는 일회용 커피가 든 조그마한 용기를 기계에 넣고 손쉽게 내려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은 캡슐 커피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밀워드브라운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분기 기준 직장에서 캡슐 커피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전분기 대비 16% 상승한 55%로 드러났다.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한 캡슐 커피 시장. 점차 많은 사람들이 캡슐 커피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환경오염 문제도 사회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캡슐 커피가 들어있는 플라스틱 용기가 재활용되지 않아 그대로 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플라스틱 용기는 재활용이 가능하며 제조업체 측에서는 캡슐 수거함 등을 설치해 캡슐 재활용을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캡슐 재활용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대부분이 쓰레기장으로 쏟아지고 있는 상황.
영국의 유통 전문 매체인 그로서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10명 중 1명은 캡슐 커피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전체 중 22%가 캡슐 커피 기계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사용한 캡슐이 수거된다고 하더라도 100도가 넘는 뜨거운 물에 견디도록 특별 제작된 캡슐이기 때문에 100% 재활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지난 2016년 독일 함부르크 시는 공공 예산으로 캡슐 커피를 사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다.
시 환경에너지당국은 캡슐 커피가 매우 소량 단위로 포장이 되는 데다 용기가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을 결합해 만들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렇듯 캡슐 커피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야생동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오늘 아침 당신이 내린 캡슐 커피 한 방울, 지구 반대편에 서식하는 동물의 피눈물 한 방울이 될지도 모른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