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박삼구 회장이 최근 불거진 '여승무원 성희롱 논란'에 대해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12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최근 불거진 승무원 성희롱 논란에 입을 열었다.
앞서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내 아시아나항공 게시판에는 박 회장이 상습적으로 여승무원들을 성희롱해왔다는 폭로 글이 게시됐다.
'블라인드'는 회사 메일 확인 혹은 명함 사진 전송 등 해당 회사에 재직 중임을 인증한 뒤에 이용할 수 있다.
글을 작성한 아시아나항공 직원 A씨는 "매달 한 번씩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박삼구 회장이 오는데 이유는 승무원 영접"이라며 "미리 선발된 수많은 승무원이 도열해 옆에 가서 팔짱 끼고 갖은 아부를 한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중 데면데면한 여직원에게는 '너는 나 안 안아주냐'며 강제로 추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박 회장이 입국할 때 동선별로 직원들을 배치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팔짱 끼고 아부 떨어야 한다"며 "웃긴 건 박 회장이 아내와 함께 오면 그냥 인사만 하라고 지시가 내려온다"고 말했다.
'블라인드'에 해당 글이 올라오자 다수의 언론사가 아시아나항공 측에 문의했지만 "(해당 글들은 익명에 기반한) 블라인드 앱을 통해 작성된 것이어서 회사 차원에서 할 말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약 열흘 여 지난 이 날 박 회장은 창립 30주년 행사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글에서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일정한 사무실과 근무 장소가 없이 스케줄에 따라 출퇴근하는 운항·캐빈 승무원은 비행 전 브리핑 룸 외에는 만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많은 직원을 만날 수 있는 오전 6시 40분경을 방문 시간으로 정해 매월 한번 타운을 방문했다"고 적었다.
이어 "최근 보도를 보면서 나의 타운 방문으로 비행 준비에 불편함과 마음의 불편함을 입은 직원들이 있었다는 것은, 나의 방문으로 발생한 일이므로 전적으로 나의 불찰이고 책임"이라고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불편함을 겪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