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하나은행 "서울대 출신 없어 합격시켰다"…사실상 '특혜채용'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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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KEB하나은행이 이른바 SKY 출신 지원자를 뽑기 위해 면접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하나은행은 즉각 "채용비리 사실이 없었다"고 공식 해명했다.


그런데 하나은행 채용 담당자가 직접 국회에서 "합격권에 서울대 학생이 없어 합격시켰다"며 사실상 '특혜채용'을 시인했다.


채용 비리에 이어 이번엔 거짓 해명 논란까지 겹치면서 역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하나은행 측이 의원실에 제출한 소명자료 및 구두해명 내용을 공개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앞서 하나은행은 합격권에 있던 지원자 7명의 면접 점수를 깎고,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을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탈락한 지원자는 한양대, 카톨릭대, 동국대, 명지대, 숭실대, 건국대 출신이었으며 합격한 지원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심 의원이 면접 불합격권에 있던 서울대 출신 2명을 합격시킨 이유가 뭐냐고 질문하자 하나은행 채용담당 임원은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 의원이 "서울대 출신이면 우수인재인가"라고 되묻자 하나은행은 "서울대 출신이 한 명도 합격이 안 돼 우수인력인 서울대 출신을 합격 시킨 것"이라고 털어놨다.


사실상 탈락권에 있던 서울대 출신 지원자를 정확한 기준 없이 합격시킨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인사이트서울대학교 홈페이지 


더군다나 처음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하나은행은 "은행 입점 대학 및 주요거래대학 출신을 감안했을 뿐 면접점수 조작 등의 불법행위를 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나은행 내부 규정에 '입점대학·주거래대학 출신자 우대' 요건이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1명), 고려대(3명) 출신 지원자의 면접점수를 조정한 것도 모두 "은행 입점대학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연세대에 하나은행이 입점해있지 않으나, 면접이 이뤄졌을 당시(2016년)에는 입점대학이었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그러나 명지대 역시 입점대학이었지만 해당 학교 출신 지원자는 오히려 합격권에 있다가 점수 조정으로 탈락했다. 


심 의원은 하나은행의 해명을 두고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사이트Facebook 'simsangjung'


하나은행이 특정 대학의 지원자를 뽑기 위해 점수 조작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취업준비생들과 탈락의 대상이된 대학생들의 분노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2명이나 불합격 처리된 건국대 학생 일부는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하나은행 계좌 없앴다", "하나카드 두 동강 냈다" 등 하나은행 불거래운동을 선언했다.


하나은행 외에도 우리은행, KB국민은행, DGB대구은행, JB광주은행, BNK부산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설 연휴가 지나면 보험과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한 채용비리 점검에도 착수할 전망이다.


"건송합니다"…SKY만 합격시킨 하나은행 채용 비리에 건대생이 올린 글KEB하나은행의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학생들과 취업 준비생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SKY 출신 뽑으려고 타대학 출신 합격자 '면접 점수' 깎아 탈락시킨 하나은행KEB하나은행이 SKY 출신 지원자를 뽑기 위해 다른 대학 출신 합격자를 탈락시켰다는 의혹을 뒷받침해주는 구체적인 자료가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