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가족들과 함께 20여년 동안 소중한 추억을 만든 중고 자동차를 위해서 아주 특별한 '이별식'을 준비한 가족이 있다.
3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프린스가 떠났습니다'라는 다소 궁금증을 자아내는 글과 여러 장의 사진들이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글쓴이 A씨는 이날 오전 주차장에서 자신의 '애마'를 위한 '제사'를 지냈다고 엉뚱한 사연을 소개했다.
그가 소개한 애마는 바로 21년 전 구입해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온 낡은 자동차였다.
해당 차종은 과거 대우자동차가 생산해 판매한 '프린스(Daewoo Prince)'라는 모델로 예전에는 중산층 가정에서 즐겨 타는 승용차로 유명했다.
시간이 지나 이제는 너무 낡은 탓에 박물관(?)에 전시될 차량처럼 보이지만 한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자동차였다.
A씨는 "오전에 제사를 지냈고 방금 폐차장에서 렉카가 와서 차량을 가져갔다"며 "예식에는 아버지도 함께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한 수많은 추억 때문인지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다.
그런데 아버지 역시 같은 마음이셨던 거 같았다.
렉카가 프린스를 떠서 끌고가자 아버지는 이렇다할 말씀도 없이 그저 뒷모습만 지켜보고 계셨던 것.
A씨 역시 그저 말 없이 뭔가에 홀린듯 멍한 표정으로 프린스를 바라봤다고 한다.
그는 "다음 생에는 초호화 크루즈선박으로 태어나라! 21년간 고생 참 많았다"라고 프린스를 위해 기도했다.
해당 글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오래 타던 차량을 팔거나 폐차하면 마음이 무겁다", "오래된 친구를 잃는 것 같은 쓸쓸한 기분이 들기도 하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대우 프린스(Daewoo Prince)는 1983년부터 1991년까지 로얄 프린스로, 1991년부터 1996년까지 프린스로, 1996년부터 1997년까지 뉴 프린스로 판매된 대우자동차의 중형 차량이다.
이유리 기자 yur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