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KT가 잔칫날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해 분위기를 망쳤다.
31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40분께 KT 경기도 분당 본사와 성루 광화문지사 사무실을 압수 수색을 했다.
경찰이 KT를 찾은 것은 홍보·대관 담당 임원들이 일부 국회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해 말 해당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KT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현금화하는 이른바 '깡'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고,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경찰의 압수수색 당시 KT는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5G 홍보관 개관행사를 앞두고 있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황창규 KT 회장은 행사 참석차 이동 중인 강릉행 KTX 안에서 압수수색 소식을 전해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장에서도 황 회장의 얼굴은 담담한 표정이었으며 행사가 끝난 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이희범 조직위원장,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 등과 함께 서둘러 자리를 떴다.
경찰 관계자는 "기부금 제공 과정에서 회사의 다른 직원들이 동원됐는지, 기부 대상 국회의원이 몇 명이나 되는지 등은 추가 수사가 필요해 지금 단계에서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현재 경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 따로 밝힐 입장은 없다"라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평창올림픽에서 단말, 네트워크, 서비스를 연동하는 사업자는 KT가 처음"이라며 "시범서비스 후에도 3GPP(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의 규격에 맞춰서 세계 최초 상용화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