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며칠에 걸쳐 한반도에 '북극발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는 가운데, 한파가 끝나면 중국발 미세먼지가 다시 몰려올 전망이다.
지난 25일 기상청이 발표한 1개월 전망 예보에 따르면, 전국을 꽁꽁 얼린 맹추위는 다음 주까지 이어지다가 점차 풀릴 예정이다.
특히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다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추위가 차츰 잦아들면 중국발 미세먼지가 다시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기압 등의 영향으로 한파와 미세먼지가 3~4일 주기로 교체되는 '삼한사미'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한사미(三寒四微)'란 3일 한파에 4일 따뜻한 날씨가 반복된다는 '삼한사온(三寒四溫)'에서 파생한 신조어다.
겨울철 한반도에서는 북극과 시베리아 등지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와 중국 동남부에서 밀려오는 따뜻한 공기가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삼한사온' 현상이 일어난다.
이 중 중국 동남부의 온난한 공기가 최근에는 산둥성 등 중국 공업지역에서 발생한 중국발 미세먼지를 한꺼번에 머금고 한반도에 밀려오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동안 강풍에 밀려 한반도 대신 일본으로 향하다가, 추위가 잦아들면 다시 한반도로 그 세력을 뻗는다.
이렇게 '삼한사온' 대신 '삼한사미'가 발생하는 것이다. 바로 지난주 날씨가 그 예다.
지난 일주일은 비교적 따뜻했으나 그 대신 최악의 미세먼지 상황이 이어졌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됐다.
그리고 이번 주 강한 시베리아 고기압으로 북극 한파가 시작되면서, 요즈음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에서 '보통'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와 관련, 날씨 전문가인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추위와 미세먼지는 정반대로 움직인다"며 "이번 추위가 끝나고 나면 다시 미세먼지가 몰려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계 대기 질 관측 지도를 살펴보면 29일 기준 한반도의 대기는 비교적 깨끗하며,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중국 대륙의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파가 끝나면 이 중국발 미세먼지가 또다시 한반도에 몰려올 가능성이 커 날씨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4월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미세먼지 발생에 영향을 끼친 기여도는 중국 등 국외 지역이 55%를 차지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23일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의 협력강화로 미세먼지 저감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