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1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가 어느날 우연히 여자친구의 통장에 '억대'가 넘는 잔액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돌변해(?) 빈축을 사고 있다.
28일 한양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에는 부모님을 잘 만난 덕분에 20대 나이에 억대 재산을 갖고 있다는 한양대학교 여대생의 사연이 공개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자신을 취준생이라고 소개한 여대생 A씨는 사귄지 500일을 앞둔 남자친구와 이별을 고민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하면서 자신의 고민을 호소했다.
A씨는 "저는 부모님을 잘 만난 덕에 억단위의 재산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가 어린 나이에 억대의 재산을 갖게 된 이유는 유복한 부모님의 넉넉한 용돈과 평소 사치스러운 생활을 멀리했기 때문에 꾸준히 모아온 돈이 억단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일반적인 학생들에 비해서 풍족하게 살아온 탓에 자신을 금수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다른 친구들에게는 그런 가정 형편을 자랑하거나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탓에 1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도 A씨가 억단위의 현금을 통장에 넣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문제는 최근 A씨가 스마트폰 은행 어플로 계좌 이체를 하던 도중 우연히 남자친구가 통장 잔액을 엿보면서 시작됐다.
남자친구는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통장에 있는 돈이 정말 너의 돈이냐?"고 여러차례 물어왔다.
오래 사귄 남친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A씨는 "그렇다"고 끄덕였을 뿐이다.
며칠 뒤 데이트를 하는데 카페에서 남자친구가 500일을 앞두고 커플 시계를 맞추자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A씨는 예전에 커플링으로 10만원대를 구매했던 일이 생각나서 학생들 신분에 맞게 저렴한 것으로 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사고 싶다고 보여준 커플 시계는 두개 합해서 2천만원이 넘는 것이었다.
남친은 "이거 커플로 두 개 맞추면 2천만원 조금 넘을거래! 이걸로 사주라!"고 웃으며 말했던 것이다. A씨는 순간 크게 당황했다.
그런데 남친의 황당한 태도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남자친구는 2월이 생일인데 자신의 생일선물로 어이없는 물건을 요구한 것이다.
남친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2월에 내 생일인데 선물 준비했어? 내가 맞혀 볼까? 자동차 맞지? 그렇지!"라고 말했다.
A씨는 "응? 자동차?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라고 묻자 남친은 "너한테 얼마 안하는 거잖아. 표정이 왜 그래"라고 대꾸했다.
남친의 황당한 요구에 화가난 A씨는 "내가 너에게 차 사주려고 돈 모은 거 아니거든. 취업하면 독립할 때 쓸 거야. 집 살 때, 여행할 때 쓸 거야"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그런데도 남친은 "다리 아파하는 너를 위해서 자신의 생일선물로 자동차를 사달라고 했던 것"이라고 변명했다.
결국 서로 얼굴을 붉힌 채 헤어진 A씨는 3일 동안 남친과 연락을 하지 않았다. 3일만에 남친에게 온 문자 메시지에는 "미안하다. 생일선물 니가 주고 싶은 것으로 줘도 된다"고 적혀 있었다.
A씨는 "갑자기 변한 모습에 남자친구를 계속 만나도 될지 고민 중입니다. 제가 첫 연애라서 많이 서툴러서 그런가요? 남친이 장난으로 말한 것인데 제가 너무 욱한 것은 아닌지 조언을 구합니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게시글이 공개된 이후 누리꾼들은 "장난으로 말했다고 하지만 결국 돈 많은 여친 덕을 보고 싶은 심리가 보인다", "돈을 보고 달라진 남자라면 평생 믿고 함께 할 사람은 아닌 거 같다", "물질만능 시대에 정말 씁쓸한 이야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한솔 기자 hanso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