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영화 '비긴 어게인' 스틸컷
음악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원스'(2006)에 이어 존 카니 감독이 또다시 선보인 '비긴 어게인'(2014)은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아름다운 선율로 듣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역대 다양성 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아트버스터'(블록버스터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진 예술영화라는 뜻) 열풍에 한 몫 하기도 한 '비긴 어게인'(340만).
'비긴 어게인'의 바통을 이어받아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한다.
다양성 영화는 아니지만 오는 5일 개봉하는 한국 영화 '쎄시봉'은 한국 포크 음악의 산실인 음악 감상실 '쎄시봉'을 무대로 한 영화다.
전설의 듀오 트윈폴리오(윤형주·송창식)가 정식 데뷔 전 '제3의 멤버'를 포함한 트리오였다는 데서 출발한 영화는 가상의 인물 '오근태'(정우)와 '민자영'(한효주)의 사랑 얘기에 그 시절을 풍미한 포크 음악을 조미료로 사용한다.
굳이 말하자면 친구들이 '쎄시봉' 출신인 주인공의 20대 시절 가슴 시린 첫사랑의 얘기랄까.
민자영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차인 남자들의 얘기를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에 맞춰 풀어내는 등 그 시절 노래들은 영화 적재적소에서 골고루 버무려졌다.
오근태는 첫사랑 그녀에게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라고 수줍게 다짐하고, "모두들 잠들은 고요한 이 밤에" 나 홀로 잠 못 이루는 '그건 너' 때문이라고 외친다.
실제로 윤형주가 대천 해수욕장에서 만난 여학생을 위해 30분 만에 즉흥적으로 만들었다는 '조개 껍질 묶어'는 '쎄시봉의 뮤즈'였던 민자영에게서 영감을 얻어 즉석에서 만든 노래로 등장하기도 한다.
트윈폴리오의 번안곡 '웨딩 케이크'가 코니 프란시스가 1969년 발표한 원곡의 경쾌함과 달리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는 가슴 아픈 심경을 담게 된 이유도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설명한다.
케빈 코스트너와 휘트니 휴스턴 주연의 '보디가드'(1992)와 일견 비슷한 구석이 있는 영화 '블랙버드'는 섹시 디바로 주목받으며 화려한 데뷔를 앞둔 '노니'(구구 바샤-로)의 얘기다.
화려함으로 포장된 삶에 지친 노니는 자살까지 시도하지만 젊은 경찰관 '카즈'(네이트 파커)의 도움으로 자신의 가치를 찾아 한걸음 나아간다.
영화 전반부가 비욘세와 리아나에 버금갈 정도로 섹시함을 갖춘 노니가 화려한 화장과 의상, 조명이 갖춰진 무대에서 선보이는 퍼포먼스로 눈을 즐겁게 한다면 후반부는 귀를 호강시킨다.
인조손톱과 가발을 떼고 화장기 없는 민낯에 자연산 곱슬머리를 한 노니가 무반주 상태에서 부르는 '블랙버드'는 심금을 울리며 다가온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모던록 그룹 '벨 앤 세바스찬'의 리더 스튜어트 머독이 연출한 영화 '갓 헬프 더 걸'(12일 개봉)은 한 편의 동화 같은 음악 영화다.
서정적이고 섬세한 멜로디와 일상적인 내용의 가사가 어우러진 음악으로 사랑받은 '벨 앤 세바스찬'처럼 '갓 헬프 더 걸'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달달하고 말랑말랑한 멜로디를 스크린에 펼쳐놓는다.
영화는 방황하던 소녀 '이브'(에밀리 브라우닝)가 우연히 만난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며 자신이 정말 잘하고 원하는 것은 바로 음악이라는 것을 깨닫는 일종의 성장담을 담고 있다.
'갓 헬프 더 걸'은 여타 음악 영화와 비교해 스토리 전개보다 음악 자체의 비중이 훨씬 크다. 마치 아기자기한 뮤직 비디오 여러 편을 잇달아 보는 느낌이랄까.
스튜어트 머독은 2003년 조깅을 하다 어떤 곡의 악상을 떠올렸고, 그 악상을 토대로 이번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벨 앤 세바스찬'은 오는 12일 한국에서 단독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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