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우리 만나서 뭐 먹을래? 먹고 싶은 거 있어?"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약속을 정할 때 가장 많이, 먼저 하는 말이다.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만큼 기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혹 절친들 중 비만인 친구가 있다면 친구의 건강은 물론 본인의 건강을 위해 '식단'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비만인 사람이 많은 환경에 놓인 사람은 똑같이 살찔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비만은 전염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총 38개 군부대 인근에 거주하는 미국 육군 가정 1519세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군인' 가족으로 대상을 특정 지은 이유는 군인들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기지를 정기적으로 옮겨 다니기 때문에 지역 특성과 비만 간의 관계를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연구진은 조사대상자인 부모 1300여 명과 12~13세 자녀 1100여 명의 자료를 면밀하게 분석했다.
BMI(신체질량지수)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평균 BMI가 높은 군부대 인근에 사는 아이들이 비만율이 낮은 군부대 인근에 사는 아이들에 비해 비만이 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지수가 높은 군인들이 생활하는 군부대 인근으로 이사 온 경우 2년 이내에 갑작스럽게 체중이 증가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연구진은 "살찐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옆에 있던 사람도 살이 쉽게 찐다"며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전염(Social Contagion)'이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 전염'에 따라 살찐 사람이 많은 사회 안에 사는 사람은 이들의 식습관과 운동습관에 영향을 받아 살찔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실제 연구진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 비율이 높은 군부대에 속한 군인가족이 비만 비율이 낮은 군부대에 속한 군인가족에 비해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확률이 더 높은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병원(University of Texas Southwestern Medical Center)의 로나 샌던 조교수는 "심리학 관점에서 주변 사람들의 행동과 가치관, 신념이 각각의 개인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행동과 식습관 등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지만, 결국은 친구나 가족의 선택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만약 지금 당장 살을 빼고 싶거나, 건강 관리를 하고 싶다면 이미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가진 친구들과 자주 만나는 것이 좋다"며 "더 좋은 것은 과체중인 친구들과 함께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 발행 학술지 '소아 과학(JAMA Pediatrics)'에 게재됐다.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