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감기에 걸렸을 때 자신을 위해, 혹은 상대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입을 가리고 재채기를 한다.
과연 우리의 그런 행동들이 감기 바이러스의 전염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까.
흔히 우리는 '그렇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경각심을 일깨우는 주장이 제기됐다.
감기 환자와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타임지는 미국 메릴랜드 보건대학(University of Maryland School of Public Health)의 도널드 밀턴 (Donald Milton) 교수가 누구든 같은 공기를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독감에 전염될 수 있다고 발표한 연구 내용에 대해 보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감에 걸린 사람이 기침할 때보다 평상 시 숨을 쉴 때 더 많은 독감 바이러스 입자들이 분출됐다.
밀턴 교수는 독감 바이러스 입자가 언제, 어떻게 배출되는지 알기 위해 독감 진단을 받은 142명의 메릴랜드 대학생을 관찰했다.
대학생들을 밀폐된 공간에 넣어 숨 쉴 때, 말할 때, 기침할 때, 콜록거릴 때에 나오는 독감 바이러스 입자를 기계로 계산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독감 바이러스(전염성 바이러스)는 기침하지 않을 때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구진들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많은 독감 바이러스 입자를 내뱉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더 높은 체질량 지수(BMI)를 가지고 있는 사람 또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많은 독감 전염성 입자를 내뱉기도 했다.
이에 연구진은 BMI가 높은 사람은 대채로 염증에 걸릴 확률이 높고, 소기도를 자주 열고 닫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진은 "다만 독감 바이러스의 전달력에 대해 연구한 것은 아니라"며 "독감의 공기전염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어 "옆에 있는 사람이 기침하지 않는다고 전염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며 "당신에게 독감을 옮길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의사들이 착용하는 수술용 마스크나 흔히 약국에서 파는 마스크가 독감 바이러스와 같이 미세한 바이러스 입자를 차단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황성아 기자 sungah@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