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다른 롯데그룹 임원진은 승진한 가운데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혼자 제자리걸음을 했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반면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7년째 부사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의 2014년 부사장 승진 이후 5년이 채 되지 않아 사장으로 승진한 것에 비해 느리다는 평가다.
김창권 대표가 이번에도 승진을 하지 못한 것은 취임 이후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고 이 여파로 그룹 승진자 명단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26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 200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기록한 분기당 손실 기록이다.
이익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롯데카드의 누적 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5년 1,174억원에서 지난해 399억원으로 66.01%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534억원에서 929억원으로 39.44%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산업 동력인 빅데이터 사업 투자에 미진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롯데는 유통을 중심으로 한 거대 그룹 계열사이기 때문에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기 쉬운 최적의 구조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창권 대표는 관련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창권 대표가 머뭇거리는 사이 경쟁사인 삼성·신한·KB 등은 빅데이터 연구소를 설립하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산업은행 출신인 김창권 대표는 금융보다 부동산 중심으로 활동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결제금융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지속해서 나오는 매각설도 김창권 대표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베트남 카드사 '테이크콤파이낸스'를 인수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경영실적이 저조해 매각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셈이다.
카드업계 측에서는 경영권 싸움과 매각설을 언급하며 롯데카드 브랜드이미지 실추가 영업을 방해했음을 언급하며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는 한 실적회복이 힘들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롯데카드는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왔으나 지난해 김창권 대표가 넘겨받은 이후 실적이 현저히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